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30. 01:29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미국에서의 230일 간의 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공연, 앨범 기획일을 했었고, 노래 작사, 그리고 음악 프로그램에서 음악작가 일을 하기도 한 김동영!
어느 날 방송국으로부터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고는, 가진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국행...
그리고 230일 동안 혼자서 자동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쓴 여행기이다.

......이 다이어리는 가질 수 없는 것,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청춘의 몸부림이며 사무치도록 꿈꾸어왔던 것들을 죽도록 따라가는 서른 즈음의 찬란한 기록이다.---책표지에서


그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고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으며 
한편으로 내 인생 최고의 낭비이기도 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은 
내 나이 서른 살
겨울과 봄, 그리고 여름에 걸쳐 있었다.   

이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참 많이 궁금했었다.
미국 대륙을 자동차로  230일간 횡단한 여행기라니...
사실 여기서 몇 시간만 운전해도 똑같게만 보이는 풍경 때문에 미칠 지경이 되는데...

이 책을 본 첫 느낌은 책 사이즈가 일반 도서보다 조금 작아서 손에 꼭 잡혀서 편안하다.
그리고 짧은 글들과 많은 사진들로 구성되어 보기가 참 좋다. 화보를 보는 느낌도 들고...

혼자 여행하면서 작가가 느꼈을 외로움이 진하게 묻어 났다.
그리고 길 위에서의 생각들, 사람들, 그리고 음악 이야기!

텍사스의 막막한 도로를 운전하면서 저절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었던 때의 이야기는 참 공감이 간다.
가끔 이국에서의 생활이 너무 낯설게 느껴질 때,
홀로 운전하다보면 괜시리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버려진 느낌이랄까? ^^

---누군가의 여행기를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내 몸은 비록 여기에 있으나 언젠가는 나도 그런 길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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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23. 00:38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요즘 베스트셀러에도 계속 오르고 있는 노희경 에세이집이다.
드라마를 통해 많이 알려진 작가! 

송혜교, 현빈 주연의 최근작 <그들이 사는 세상>을 나는 아주 설레이며 보았다.
물론 현빈의 매력탓이 컸겠지만, ^^ 오랜만에 상큼한 맛을 느꼈다.
사랑하는 모습도 식상하지 않아서, 또 젊은 그들이라 좋았다.
...또 장면 시작의 나레이션들이 아주...인상깊었다. 
그때 나왔던 나레이션들이 이렇게 적혀 있다.  

  
 적(敵)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 순간에 적이 되는 순간이 있다.
적이 분명한 적일 때, 그것은 결코 위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동지인지 적인지 분간이 안 될 때, 얘기는 심각해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그런 순간이 올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
그걸 알 수 있다면 우린 이미 프로다.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순간에 적이 되는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적은 언제든 다시 동지가 될 수 있다.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때 기대는 금물이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건 지금 그 상대가
적이다, 동지다 쉽게 단정 짓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누구의 적이었던 적은 없는지.

-------책이 참 예쁘게 만들어졌다.
학창 시절에 멋진 시같은 것을 적기 위해 사곤 했던 다이어리처럼.
수채화같은 그림들...
그리고 드라마들이 만들어지면서 느낀 작가의 생각들...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잠시 들여다보다.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19. 04:43

이외수의 감성사전

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 나는 우리가 쓰는 단어에 대한 시인의 새로운 해석이 좋았다.


이외수 특유의 유머와 시니컬함을 느끼게 하며, 만화를 볼 때처럼 끼끼득거리게 한다.
감성 사전이라!   한번 같이 감상을~~~


예로,
'총'이란 새가 그 끝에 앉아 있을 때 가장 비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무기.

'병살타'란 야구에서 공격자의 타구가 수비자의 손에 걸려 자기팀의 뛰는 놈과 나는 놈을 모두 척살시켜 버리는 불상사를 말한다. 권투에서는 선수와 심판을 한꺼번에 때려 눕히는 경우를 말하며 세상살이에서는 사랑과 우정을 한꺼번에 놓쳐 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명예박사'란 자신이 진짜박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대학이나 학술 단체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람.

'주인공'이란 작중 인물 중에서 가장 목숨이 끈질긴 존재.


또한  진지하게 다른 면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있으니...

  '문'

드나들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설치물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음 안에 감옥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감옥마다 견고한 문이 하나씩 매달려 있다.
그리고 그 속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법칙과 현상들이 갇힌다.
모든 이름과 추억들이 갇힌다. 그러나 아무 것도 드나들지 못한다.
자기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으며 안다고 하더라도 문을 여는 방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안에 있는 문은 오직 자기 자신을 버림으로써만 그 열쇠를 발견할 수가 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발견하는 순간 하나의 사물들은 하나의 문이며 언제나 자신을 향해 열려 있었음을 알게 된다.
닫혀 있었던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었음을 알게 된다.


   '호박꽃'
한여름 낮잠 드신 부처님 머리맡에 환하게 켜져 있는 조그만 황금등불.

   '완장'
자신의 임무를 타인들에게 식별시키기 위해 팔에 착용하는 표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인배들은 완장을 착용하게 되면 갑자기 자신을 영웅시하여 권력을 남용하고 타인을 멸시하려는 습성을 가지게 된다. 서민층일 수록 완장에 약하고 특권층일수록 완장에 강하다.

언어에 대한 정의...그 정의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또 얼마나 달라지게 되는지..
여러분들은 또 어떤 정의를 내리고 싶나요?

그리고...오늘, 저는...ㅠ.ㅠ
이제 십 년의 세월이 흘러 이 책을 다시 읽으며, 한 글귀가 내내 나를 찌릅니다.

  '이민'
자신을 다른 나라에 내다버리는 행위를 점잖게 이르는 말.

내가 한국에서 이 글을 처음 봤을 때는,  아마 씩 웃으며 '이민간 놈들  ㅉ ㅉ'라며 제껴버렸을 겁니다.
근데 오늘  이 글줄이 목에 걸립니다.
어제 혹시 뉴저지에서 열린 LPGA 구경 가서 한국 낭자 선수들 열심히 응원하며 일희일비하던 숱한 '이민' 온 사람들도 나같은 기분이 들겠다 했습니다.

기온이 마구 오르락 내리락하는 요즘입니다.
건강은 국력(?).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13. 13:30

여자를 바꾸는 5분 혁명

글쓴이 : 가미오오카 도메  
☞ 1965년 동경 출생. 일급건축사로서 건설회사를 거쳐 일러스트레이트와 만화가로 활동 중. 현재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을 둔 주부이며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하면서 인생이 제대로 되든 안되든, 혹은 제대로 안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즐길 줄 안다면 그걸로 OK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옮긴이 : 은미경
출판사 : 마로니에북스

이 책 표지에는 '시크릿보다 쉽고 마시멜로보다 말랑말랑한 자기 개혁 60가지' 라고 적혀 있다.
요즘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나와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책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재미와 그래, 지금 바로 실천해 보자는 마음을 불러 일으켰다. ^^

※ 이 책이 끝까지 단숨에 읽히는 이유!

  1. 재밌다. - 편안한 만화 주인공의 모습이 공감과 재미를 준다.
  2. 실천 내용이 만만해 보인다. - 사실 어려우면 책 덮는 순간 잊게 된다.
  3. 아지매들이 알고도 놓치게 되는 것들을 잘 꼬집고 있다. 
  4. 여자들의 마음을 잘 알아 준다. - 서양 여자들이 쓴 책과는 다르게 동양 여자들이 공감할 만한 것들...




♥ 당장 실천하면 복이 될 만한 것들~~~~~~~~~

 1.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몸을 좋아하자.
 2. 모르면서 아는 체하지 않는다.
 3.오늘 꺼낸 것은 오늘 중으로 처리한다.-음식 사 온 것이나  편지같은 서류들
 4.식사 중에는 텔레비젼 스위치를 끈다.
 5.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키 또는 머리숱, 나이 같은...
 6.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어 본다.
 7.꽃 한 송이에도 우아한 기분이 된다.
 8.자동차나 지하철로 다니던 길을 걸어 본다.
 9. 보통 때보다 2㎝ 높은 하이힐을 신어 본다.
 10. 타월, 침대 시트를 마음에 드는 것으로 바꾼다.
 11. 최신 히트송을 춤과 함께 즐긴다.
 12. 하루에 깨끗한 물 2리터를 마신다.
 13. 하루 종일 과자를 먹지 않는다.
 14. 눈 화장을 정성스레 한다.
 15. 종이에 쓰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시 | Posted by Book Hana 2009. 5. 12. 06:4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중에서

  누구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고 노래했지만, 누구는 사람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빗물이 새어들듯이 외로움을 울컥 느끼게 되는 때가 있다.  그래서 정현종 시인은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라고 했을까?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7. 13:00

자신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여행

 이 책을 손에 들기까지 시간이 많이 흘렀다.
왜냐면 이 책의 제목만 봤을 때 '자아를 찾아서 떠나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겠구나, 내 나이가 몇인데… 한가하게 자아를 찾기는  ㅉㅉ…'  그랬다.
그러다 어느 날, '아! 뭐 재미있는 책 없나?'하며 책장을 뒤지다, 우연히 안 읽어 본 책이 있는 거였다.
'이렇게 새 책이 왜 여기 있는거야?'  그냥 무슨 내용인지 조금만 볼려고 그랬다.

「자신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여행」
은 이스라엘 출신 작가 야코브 삽타이 원작의 희곡 작품이며, 독일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가 소설 형식으로 개작한 것이다.
원제는 「꼬마 두꺼비의 환상여행」으로 온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우화 형식의 소설이다.  --책표지에서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먼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솔직히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지만 혹시 여행길에 그 뜻을
깨달을 수 있게 될 지도 모르죠. 두 분 모두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부모님의 아들 꼬마 K올림

이 글을 읽는 순간, 그냥 놓아버리기가 그랬다.
나는 이제 이렇게 K처럼 미지의 세계를 꿈꾸던 때는 이미 까마득히 지나버렸지만,
우리 아이들!
언제 이런 글을 또는 말을 남기고, 낡은 부모를 뒤로 하고 떠날 때가 올 것이다는 생각!!!

자신이 사는 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족하며 살아가는 꼬마 K !
어느 날, 네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며, 세상에는 더 크고 멋진 호수가 있다고 큰 소리를 치는 메뚜기 리처드를 만나면서 안온한 일상이 깨진다.
리처드는 미지의 세계를, 미지의 호수를 보고 싶어 하는 K의 마음을 '그리움'이라며,
"그리움에 네 마음을 맡겨. 그것은 너를 행복으로 실어다 주는 바람같은 거야." 라고 흔든다.

 마침내 K는 '머리는 장발에 기타까지 끼고 다니는, 가정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놈'이라고 멀리 하라는 부모님의 경고도 무시하고 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사실, 우리의 학창시절을 돌아 보면, 부모님들이 좋아하지 않을 법한 그런 삐딱한 아이들이 멋있어 보여 종종 동경이 되기도 했었고, 남몰래 따라하기도 했었다.
그 유혹이란!!! ㅎㅎㅎ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은 일반적인 구성에 따라 우리의 K는순진하여 남의 말을 그대로 믿다가 세상의 쓴 맛을 보고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 전개된다.
이 글은 원래 희곡 작품으로 쓰여져서인지, 중간중간에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여 시도 읽고, 노래도 부르는 부분이 종종 눈에 띈다. 물론 노래말 속에는 세상에 대한 풍자와 유머가 가득하다.
그때그때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은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결국, K의 여행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끝난다.
K는 그곳이 자신이 찾던 미지의 호수는 아니지만,
“ 모든 아름다움은 각자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라며 보다 성숙해진 자신을 깨닫는다.

어느 날, 내 자식이 우리의 품을 떠나려 할 때, 그 때가 왔음을 내가 잘 알 수 있을까?
K의 부모처럼 부모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이 최고라며,
나도 너만한 때를 다 지나봐서 안다고...했건만,
어느새 떠나 버리고 없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가장 좋은 책'이라고 여러 도서 평가단에서 추천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 부모들에게 먼저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5. 14:00

세상에서 가장 쉬운 선택

늘 행복한 스승이 있었다.
그는 항상 웃으며 살았고, 단 한 순간도 불행한 기색이나 어두운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어느덧 스승이 나이 들어 임종을 맞게 되었다.
그런데 죽음 앞에서도 스승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예전부터 그런 모습을 궁금히 여겨오던 제자는 그제서야 스승에게 물었다.

“죽음을 앞두고도 웃고만 계시니 무엇이 그리 즐거우십니까?
스승님도 틀림없이 언짢거나 슬픈 감정이 있으셨을텐데, 어떻게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비치지 않으셨는지요?”

그러자 스승이 조용히 말했다.
“나는 열일곱 살 때 스승을 처음 만났다.
그때 나는 이미 인생의 불행과 고통을 알고 있어서 늘 우울해 있었지.
그런데 나의 스승은 언제나 무슨 일이든지 큰 소리로 웃기만 했지…….

스승의 그 모습이 이상하다고 여긴 나는 어느 날 스승에게 여쭈었다.
'스승이시여, 왜 항상 웃기만 하시는지요?'
스승은 또 잠자코 웃기만 하다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구나.

'전에는 나도 너처럼 불행에 짓눌려 살았다.
그런데 하루는 내 삶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물었다.
자, 오늘은 어떤 삶을 선택하겠느냐?
불행이냐?, 행복이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중에서
                

                                             

  오늘 아침 여러분은 어떤 삶을 선택하셨는지요?
 '믿어라, 그러면 그리 될 것이다'라는 말처럼 좋은 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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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아들

'하얀 거탑'을 쓴 작가인 야마사끼 도요꼬의 작품!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중국 땅에 버려진 일본인 고아 육일심!
중국인 양부의 손에 자라 중국의 국가적 대프로젝트의 주역으로 성장, 7천억엔이라는 거액이 걸린 대공사의 담판을 놓고, 일본 기업을 대표하는 친아버지와 중국의 당과 국가를 등에 업은 아들과의 기적적 재회!
전쟁에 버려지고, 조국에 외면당하고 이데올로기에 휩쓸리며 고난의 길을 걷는 한 사내의 파란만장한 일생!
그가 선택할 것은 피를 준 조국이냐!
아니면 삶을 나누어주고 키워준 제2의 조국이냐!


'1, 2, 3편 - 세 권으로 되어 있고 대하 소설이라...시간이 좀 걸리겠군.'하며 읽기 시작했다. 
오랜 세뇌(?)의 결과로 '일본'하면 늘 뭐가 걸린 것 같아서 뭐든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
하지만...손에 잡는 순간부터 빠른 사건 전개와 그 리얼리티 때문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첫 장면은 28살의 청년으로 자란 육일심이 1966년 문화 혁명의 와중에 휩쓸려 '쌰오이뻔꿰즈'(악독한 일본놈의 새끼)로 낙인 찍혀 대중 비판을 당하는 장면이다.

문화 혁명의 와중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에 신음했으며 죽어갔는 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대중에 의한 공개 비판의 자리...누군가가 주도하고 그 명단에 오르는 순간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성이 지배하지 않고 다수에 의한 공포가 사람을 지배하던 그 때...

아무리 중국인으로 자라났어도 그 태생으로 인하여 처절하게 짓밟히는 육일심!
주은래 총리가 해외화교에게 조국건설을  호소했을 때, 호응하여 시카고에서 돌아온 물리학자의 아들, 당위!
우발적인 사고로 정전이 되어 버렸을 때 그 자리에 있었던 기술자는 공장의 조업 방해 혐의로 대중 비판에 올려지고...등등

그 공포의 현장이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져 내가 마치 그 자리에 있는 듯 가슴이 오그라 붙었다.
결국 육일심은 한 마디의 항소도 또 친부모에게 연락도 못한 채 노동개조소형에 처해진다.
형기도 없이 죽을 때까지 노동형에 처해지게 된 육일심...

"...지금 육일심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혈연도 아닌 자신을 중국인으로서 키워주고 교육받게 해 준 양부모에 대한 은혜와 사랑이었다. 양부모를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살아남지 않으면 안된다...."

이후 1972년 중일 국교 회복이 될 즈음까지 5 년반의 처참한 유형 생활.
그리고 운명의 여인과의 만남, 사랑 ... 양아버지 '육덕지'의 피끓는 부정!

또 하나! 이 소설에서는 중국 고위 간부의 실상과 그 음모가 숨가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작가는 그런 고위층과의 밀착 취재를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책 세 권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던 '대지의 아들'
죽의 장막에 가려진 현대 중국을 알고 싶으시다면 필히 일독을!!!!!!!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4. 25. 01:53

이율배반-이철환의 <연탄길>에서

잠자리 한 마리가 가만히 풀 위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살금살금 다가와 있는 힘껏 잠자리채를 휘둘렀습니다.
'윙'하고 바람 갈라지는 소리에 잠자리는 날개를 폈습니다.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한 잠자리가 아이를 향해 말했습니다.
"나에게 날개가 없었다면 어린 너한테 잡힐 뻔했구나."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잠자리는 온몸을 뒤틀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아이에게 말을 하다가 그만 거미줄에 걸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파르르 날개를 떨고 있는 잠자리를 보며, 거미가 말했습니다.
"너에게 날개가 없었다면, 이렇게 거미줄에 걸리진 않았을 텐데.
아무리 움직여 봐야 소용없어. 움직일수록 더 조여들 뿐이니까."
거미는 그렇게 말하고 재빠른 동작으로 잠자리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순간, 산새 한 마리가 허공을 가르며 총알처럼 날아왔습니다.
산새는 표적처럼 박혀 있던 거미를 낚아채듯 물고 갔습니다.
그리고 신음하는 거미에게 산새가 말했습니다.
"거미야, 미안해. 네가 몸을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만 않았어도
나는 너를 보지 못했을 거야."

우리, 부족함 때문에 오히려 넉넉해질 때도 있습니다.

                                     ---이철환 님의 <연탄길> 중에서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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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4. 22. 02:35

순정만화 1 - 강풀

오늘 하루는 이 책을 읽으며 끼득끼득 웃으면서 지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만화광이기는 했는데...
사실 순정만환 별로였거든요.
차라리 명랑쪽이었죠.
근데 제목부터가 '순정만화'라길래 조금 거시기(?) 했습니다.
처음에는 요즘 애들이 많이 쓰는 비어가 눈에 좀 걸렸었는데...
하지만...차암~  '순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만화였습니다.

요즘 사람의 눈으로 보면 나이값도 제대로 못하는 어리버리한 노총각과 자주 지각을 일삼으면서도 당당한 고2  여학생.
처음부터 어떤 스토리가 나올 수 없는  캐릭터라고나 할까?
하지만 작가는 우연한 만남이 반복되면서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한 마디! 열 마디 미사여구보다 그림 동작 하나가 이렇게 많은 울림을 주다니!!!!!!!

또 이들 만남을 어떤 결론- 결혼할 사이니 연인 사이니 하는 따위- 을 짓고 만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같이 갈 수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하고 말한다.
그래서 '순정'!  순수한 정을 나누는 게 가능하겠죠?

누구라도 이 만화를 보면, 그냥 행복하고, 마음이 따스해져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______이건 보너스로 제일 첫페이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