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4

  1. 2009.08.13 부부싸움! 골프로 풀어라.
  2. 2009.06.23 Hominy Hiils GC, Colts Neck, NJ 1
  3. 2009.05.05 Architects GC, Phillisburg, NJ 2
  4. 2009.05.01 Bethpage Black GC, NY
Golf / 싱거운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8. 13. 14:24

부부싸움! 골프로 풀어라.




어느날 또 뒷땅과 오비에
쪼루를 내고는
대가리가 돌아버리고
씨펄~ 씨펄 소리가
노래가 되어도
이 순간만큼은 골프를
그리워하고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다…




부부 싸움이라는 게 참 우습다. 등 돌리면 남이라지만 등 돌리기가 그리 쉽던가?  하루에도 수십 번 울컥거리다가도 곱씹어보면 그것도 아닌데 섭한 소리 한 마디에 마눌은 며칠째 퉁퉁 부어 있다.
 말이라는 건 어디서든 서로가 조심해야겠지만 더러운 성질이 치밀 때는 물불 구분이 안 되니 말이지. 다툼 없이 생을 즐기고 마감할 수 있다면야 그보다 좋을 순 없지만 그렇게 생각대로 되는가 말이다. 아웅다웅하다가도 자고나면 반성하고 후회하고 그러면서 성숙되고 양보하며 사는 게 부부인 것 같다.

 그 와중에 한 넘이 연락이 왔다. 일요일에 부부끼리 공이나 함 치자고…  젠장! 하필 전쟁통에 유람을 가자니! 남의 집구석 사정이야 죽인지 밥인지 알 리 없는 그넘. 그렇다고 구구절절 쪽팔리게 말할 수도 없고…  아무튼 그러자고 대답은 했건만 찝찝하다.
 자존심에 선뜻 가자할 수도 없고 혼자 가려니 그렇고 더군다나 취소도 늦은 상황! 에라이~ 모르겠다. 어차피 부부야 지지고 볶으며 사는건데 말이라도 해야지. 씨벌~ 아니면 혼자라도 가지 뭐! 그렇잖아도 투박스런 경상도 넘인데 싸움 끝에 뭔 애교가 있겠나! 거두절미 하고 "낼 공치러 갈끼다 …  4시에 일어나라!"
 싫지는 않은 듯 힐끔 쳐다보고는 "누구캉 갈낀데…?"  그나마 남은 자존심에 삐딱하게 서서는 "걍~ 가면 안다."  더 이상 반응이 없다.
 새벽! 일어나니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찍어 바르고 난리다.
"흥~ 그래도 공은 치고 싶은가 보네."

 새벽바람이 선선하다. 벌써 가을인가! 아직은 껌껌한 시간, 마음도 껌껌한데 날씨마저 꾸물꾸물 비가 오려나?
 "더운 것보단 낫다 그지?"
 시바~!  대꾸가 없다. 하늘을 찌르는 자존심에 그렇잖아도 말수가 적은 두 입이 가는 길 내내 곰팡이가 생길 지경이다.
 골프장! 남의 사정을 알 리 없는 그들. 멋지게 한번 붙어보자며 전의를 불태우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맞장구를 치고…  평소, 같이 치고 싶었던 부부였는데도 마눌의 표정은 시큰둥! 에고에고 가시방석! 주는 것도 받는것도 없이 팀 매치를 하는데 여간 빡빡하지 않다. 한두 점 차이로 박빙의 게임이 이어지는데 협동(?)없이는 될 리가 없잖은가? 어제의 싸움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도둑넘이 서방의 지갑을 넘보는데 밉다한들 어찌 나 몰라라 보고만 있겟는가!
 흥미진진한 승부에 뽀루퉁은 간 곳 없고
 "아빠! 몇 번 치꼬?"
 이기기는 이겨야겠고 판단이 서지 않는 모양이다.
 "피칭은 짤때이~  오르막인데 9번쳐라 마!"
 온그린을 시키고는 "아빠 말이 맞네!" 말문마저 틔워주는 이넘의 골프가 참 신기하다. 달리하는 이념도 스포츠가 바꾸는데 부부 싸움쯤이야!
막판에 상대 마눌이 흔들어 주는 바람에 이기고 나니 자기 땜에 이겼단다. 그랴그랴 당신 땜에 거덜 날 뻔한 지갑 찾았네.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꾸물꾸물 하던 날씨도 확~ 개고 배마저 채우고 나니 아쉬웠던지 더 칠 수 없냐고 묻는다.
 "멀쩡한 휴일에 자리가 어딨냐?"
 "올만에 왔는데 함 알아바라?"
 "뭐 알아보고 할 때가 어딨노?"
 "그래도~!" 
 저렇게 좋아하는데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말은 그렇게 해도 내가 더 치고 싶은 걸!  이리저리 쑤시니 하나가 턱 걸린다. 전화를 끊고 나니 "우리 서방 빽 죽인다."고 난리다. 우쒸! 죽이긴 뭘 죽여? 당신이 날 죽이지! 짱짱한 날씨에 36홀이라!   
흐흐흐~ 36! 아무나 하는 건줄 아냐! 포기하기만 해봐라. 오늘 극기 훈련 함 시켜주마!

 땀에 절인 옷을 다시 털어 입으니 시쿰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어쨌든 마눌이 좋다는데 그까짓 냄새쯤이야! 비온 뒤 땡볕이라 반쯤을 돌고 나니 아랫도리가 흐느적거린다. 요번엔 양보를 해주자고 해도 스포츠에 뭔 양보냐며 푹푹 찌는 날씨인데 마눌은 끄떡도 않는다. 또 자기 덕에 이기고 나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그러고는 "9홀 더할 수 없냐"고……  아무리 밉기로서니 기분  맞춰주는 서방이 불쌍치도 않나?

 부부 싸움!  칼로 물 베기라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세상인데 어떻게든 풀어야지 쌓이면 서로 서로 병이 된다. 태생이 다른 인간이 만나 살다보면소홀함도 서운함도 있겠지. 이해 못함에 부족함에 때론 짜증도 날 거고……  하지만 우리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뭔 원수가 졌다고!

 부부 싸움!  18홀 동안 몇 번 있을 법한 쪼루와 뒷땅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잘 맞은 드라이버, 똑똑 떨어지는 퍼터만 기억할 순 없잖은가.  우리가 18홀 내내 행복하고 즐겁지만 않았듯이 말이다.

                                              장복덕의  <장고의 쪼루인생 골프 이야기>에서

이 글은 한국의 실정을 잘 알면 100%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여기 골프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에 살고 있으니, 골프 한번 같이 치러 가자고 해서 부부싸움이 풀어지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골프는 부부가 함께 하기에는 정말 좋은 운동인 것 같습니다. 카트를 타든, 풀카트를 끌든 4~5시간은 같이 이야기도 주고 받아야 하고, 공동의 화제를 가질 수 있고, 여기 저기 골프장에 다니면서 근처의 맛있는 식당에 함께 가기도 하고, 등등 
골프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론에 밝다고 실전에서 항상 싱글을 칠 수는 없죠.
부부관계를 포함한 사람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론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알고 있는데도 실전에서는 잘 안되는 수가 많음을 서로 이해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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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싱거운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6. 23. 07:30

Hominy Hiils GC, Colts Neck, NJ

Monmouth County에서 운영하는 County Course로서 얼마 전까지 뉴저지 Public Course로서는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코스이다.
뉴저지의 Golfer로서 스스로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Golfer들은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 보았을 코스이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코스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예약이 아주 어려울 뿐 아니라, Non-Resident에게 부과하는 Green Fee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주말의 경우에는 Non-Resident의 경우에는 Walking으로 86불 정도 지불해야 하니, Cart라도  타게 되면 100불 가지고는 모자란다.



원래는 Internet으로도 예약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County Golf Course 운영측과 예약 사이트를 개발한 업자 간에 분쟁이 생겨서, 웹사이트 운영상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군지는 모르지만(컴 전문가?) Mac을 이용하면 예약이 가능하고, PC를 이용해서는 예약이 안되게 해놓았다고 한다. ^^
실제로 PC로는 웹사이트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예약은 할 수 없다. 그런데 예약 취소는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어째 냄새가 나지 않는가?
이것도 다 Monmouth County의 코스들이 인기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 같다.
최근 뉴저지 Public 코스 1위로 거론되는 Charleston Spring GC도 Monmouth County 코스이다. 


4th Hole Green

그날은 어찌하다 보니 Golf 약속을 미처 하지 못하고 맞이한 토요일이었다. 그냥 Couch Potato가 되어 빈둥거려 볼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 먹고 Walk-in으로 혼자서 골프를 치러 갔다. 
이 코스는 매 정시는 Walk-in Golfer를 위하여 시간을 비워둔다. 그래서 반드시 여기서 한번 치고 싶다는 사람은 칠 수는 있다. 단 얼마동안 기다려야 하는 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하지만 Single일 경우에는 1-2시간 기다리면 들어갈 확율이 높다.

6th Hole - Par 4, 406 Yds (Blue Tee)

코스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8시 45분 경이었다. 9시 티타임은 이미 물건너 갔겠고, 잘하면 10시 티타임은 되겠구나 생각하며, Pro Shop에 갔더니 오전 11시 45분이 제일 빠른 시간이란다. -_-;
아무리 그렇지만 3시간을 기다리려고 하니 영~ 아니었다. 
꺼내논 골프백을 다시 트렁크에 담고 멀지 않은 Charleston Spring GC (거기는 36홀이므로 티타임을 받기가 조금 낫다.)로 갈려고 차에 시동을 거는데, 누가 차창을 똑똑 두드리면서 "혹시 한국분인지? 만일 티타임이 없어서 돌아가는 것이라면, 우리가 4명 티타임이 오전 9시 정각에 있는데, 1명이 오지 않는다. 괜찮으면 같이 칠래요?"하고 물어본다. 나야 뭐 흔쾌히 OK.
인사를 나누며 물어보니 그분(Mr. Kim : 나이가 60대 중반은 되었을듯)은 근처에 사는데, 당일 새벽 6시에 나와서 Walk-in 티타임 예약을 해놓으셨단다.  

10th Hole Tee Box에서, 대부분의 홀이 여기처럼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서 골프를 쳐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코스 관리 상태가 정말 훌륭하다. 그린 빠르기나 페어웨이 그리고 그린 주위 벙커까지..
그리고 티박스에서 그린이 시야에 바로 들어오는 홀이 별로 없다. 그 말은 대부분이 Dog-leg 홀로서, 티샷이 어느 정도 거리가 나가야먄,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평지에 설계되어 있는데, 그린의 높이를 조정하여 변화를 주었다.

9th Hole, Par 5, 513 Yds (Blue Tee 기준)

몇 홀이 지나자, 동반플레이를 하던 김선생님의 이야기 보따리가 하나씩 둘씩 열리기 시작한다. 
그분은 골프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매홀마다 홀 레이아웃도 설명하고, 이 코스의 역사적 배경도 설명해주었다.

11th Hole Par 3, 197 Yds (Blue Tee기준)


여기서 그날 들은 재미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곳은 원래 Private Course였단다. 어느 날, 여기 회원이었던 Mr. Henry Mercer가 자기 사업파트너였던 일본인 친구를 게스트로 초청하여 골프를 칠려고 하였는데, 이 코스에서 거절을 한 것이다. 여기에 격분한 그는 아예 이 코스를 사서 County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기리는 의미에서 Henry의 대형 초상화가 Club House에 걸려 있고, 또한 기념 동판도 설치해 두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나니, 동양인인 나로서는 그 사건이 정말 예사롭지 않았다.

14th Hole Green - 3rd shot 위치에서 본 전경

14th Hole은 535Yards(Blue Tee 기준)의 Par 5 홀인데, 이 코스의 Signature Hole이다.
우선 티샷을 잘 보내고 페어웨이로 들어서면 저 멀리 그린이 개천 뒤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인다. 세컨드 샷을 페어웨이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잘 보내게 되면, 온그린을 위한 서드샷거리가 90~120 Yds남게 된다. 그런데 그린이 뒤쪽이 많이 높은 경사 그린이어서, 그린 앞쪽을 겨냥하고 샷을 하였다가는 물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너무 길게쳐서 그린을 지나서 러프로 가게 되면 내리막 경사라이로 러프에서 칩샷을 하여야 하니 이 또한 부담스럽다.   

15th Hole Green

전반적으로 평지에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걷기에 좋은 코스이다.
18th Hole을 마치고, 인사를 나누며 김선생님에게 물었다.
"아까 말씀하신 그 동판(Mr. Henry Mercer에 대한 감사 동판)이 어디에 있나요? 제가 요즘 블로깅을 하느라 사진을 좀 찍었으면 해서요." 그냥 위치만 말씀해주시면 되는데, 손수 동판 위치를 알려주시겠느라고, 이곳 저곳을 찾다가 결국 못찾았다. 그냥 넘어갈려는데, Pro Shop에 가서 확인을 해보잔다. 
Pro Shop에서 하는 말인즉 " Mr. Henry Mercer가 이 코스의 이전 소유주였고, 상속받은 그의 아들이 County에 팔았다. Club House에 있는 사진이 그 사람이다."
조금 이야기가 과장되었던 것이다. 기증을 하였든 말았든, County에 팔았으니 Public 코스로 바뀌었고, 그래서 우리가 그날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약간 머쓱해하시는 김선생님에게 "이렇게 우리가 또 역사의 진실에 한 발자국 다가 서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날은 덕분에 많이 기다리지않고 골프를 칠 수 있었고, 위에 소개한 재미난 일화도 들었고 공도 비교적 잘 맞았고 기분좋은 하루였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주차장을 빠져나오자 쏟아지던 시원한 빗줄기들이 운좋은 하루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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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싱거운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5. 06:16

Architects GC, Phillisburg, NJ

이름에서 뭐 느껴지는 것이 있나요?
이 코스는 이름 그대로 유명한 골프 코스 디자이너 18명이 각자 1홀씩 맡아서 디자인하였다고 합니다.
아마 8 여년 전쯤에 제가 처음 가보았을 때는, Open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클럽하우스도 없었고 그냥 코스만 조성되어 있었는데, 그린피는 꽤 비싼 편이어서 자주 오기는 어렵겠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코스입니다.

Architects Club House 입구


동반 골퍼들이 매번 가는 코스말고, 이번엔 뭔가 좀 새로운 코스에 가봤으면 좋겠다고 압력을 가하는 바람에 이 코스를 생각해내었습니다.
그런데 또 비싼 그린피는 못 내겠다고 그러네요. -_-:; 

그래서 Twilight으로 라운딩을 하였는데. $50의 그린피에 카트 포함되었고, Range Ball까지 1 box 주더군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그 정도 비용으로 라운드 하실려는 분은 최소한 몇 개월은 기다려야 합니다. 

Practice Area - 오늘의 멋진 샷을 기대하며...

왜냐구요? 저희가 라운딩한 4월 26일이 그 골프장의 Off-season 마지막 날이었거든요. 
지금 가시면 주말 기준으로 110불정도 합니다.  
골프 좋아하시는 분, 정보 수집 정말 부지런히 하셔야 합니다. 한 푼이라도 싸게 즐기시려면 말입니다. 그렇게 하기 싫으시면, 남몰래 평상시에 연습을 많이 하셔서 내기를 할 때마다 자주 따시든지^^

Practice Range 시설은 꽤 훌륭합니다. 매트가 아닌 잔디위에서 바로 공을 치게 하고, 어프로치 및 벙커 샷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Hole이 거듭 될수록 이 코스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매 Hole마다 코스 디자이너가 소개되며, 그 사람이 디자인 한 유명한 코스가 어디 어디이다라고 적혀져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치 한 권의 책이 18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Yardage Book의 Hole by Hole Information

특히 좁은 페어웨이 싫어 하시는분!  여기 좋습니다. 코스가 전형적인 링크스타일은 아니지만, 나무가 별로 없어서 러프에 들어간 어지간한 슬라이스볼도 다 찾아서 칠 수 있습니다.^^ 물론 러프에 들어간 볼을 칠려면, 만만치는 않지만서도... 

13th Hole


깔끔하게 정리된 코스 상태와 빠른 그린 스피드, Pace of Play도 양호합니다.
저희가 앞 팀때문에 기다린 적은 없었습니다. 공을 찾기가 비교적 수월해서, 지체하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폼은 프로같은데...

내 공은 어디에?

요건 몰랐지!


사실 우리 팀에서는 연습스윙을 쬐끔 오래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날 따라 그 양반이 공을 잘치는 바람에 우리 팀도 속도가 괜찮았구요. 
미리 도착해서 Range Ball도 치면서, Warm up을 하였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오후이니까, 신체적인 리듬도 충분히 활성화 되어 있는 상태였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아침형 인간보다는 저녁형 인간에 가까운 스타일이라서...

12th Hole - Par 3

Architects GC의 단점이라면 코스에 워터해저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벙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벙커샷에 자신이 없는 분들은 제법 애를 먹겠던데요^^  
아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 하나, 이 코스에서는 티샷을 소위 블라인드 샷을 해야하는 홀이 많이 있습니다.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홀 레이아웃 모양이 한눈에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Yardage Book을 자주 들여다보아야만 합니다.  

18th Hole


  

19th Hole은 어디로 ???


봄날답지않게 그 날은 정∼말 더웠습니다.
나무가 별로 없어 그늘도 적고, 준비해간 얼린 물병은 몇 홀 지나지 않아 다 녹아버리고...
하지만 시원하게 열려있는 페어웨이를 향하여 티샷을 날리며, 잘 관리된 벙커로 무장한(?) 그린을 공략하면서, 애매한 거리가 남은 동반 플레이어의 퍼팅을 OK를 주네 마네 하면서... 코스에서 보낸시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제 늦은 가을이 되어 다시 Off-Season Rate을 적용할 때면, 그날의 그 멤버들과 같이 다시 한번 그곳에서 라운딩을 할까 합니다.
이 날 1등을 내어준 동반 플레이들에게 설욕의 기회를 주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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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싱거운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1. 01:44

Bethpage Black GC, NY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죠?
뉴욕 인근에서는, 아니 미국 전역에서도 아주 유명한 골프 코스입니다.  특히 2009년 6월 15일부터 US OPEN이 이곳에서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첫번 째는 2002년에 열렸었죠. 그 당시 Public Course에서는 처음으로 US OPEN이 개최되었다고 해서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가까운 친구가 워싱턴 DC에 주재원으로 와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재원들이 그렇듯이, 이 친구도 기회만 닿으면 골프를 칠려고 합니다. 사실 골프 천국인 미국에 와서 그런 것은 당연하겠죠. 그래서 이 친구가 한국으로 귀임하기 전에 선물로 Bethpage Black에서 함께 라운딩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곳은 뉴욕 주민을 위하여 NY City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입니다. 
이 곳에서 라운딩을 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티타임 예약입니다. 뉴욕에 사는 사람들도 전화를 붙잡고 씨름을 해도 원하는 시간을 잡는 것은 정말로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저도 이 코스 이름은 10년 넘게 들어 왔으면서도, 지난 여름에 갔을 때까지는 못 가봤을 정도이니까요. 참고로 저는 뉴욕, 뉴저지 인근의 어지간한 골프장은 거의 돌아다닌 편이거든요. (오해 마시길... 주말 골퍼로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이 코스는 뉴욕 주민이 아닌 경우는, 매우 비싼 그린피를 지불하여야 합니다. (주중 105불, 주말의 경우에는 125불 정도 - Cart포함되지 않은 비용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Power Cart가 허용되지 않는 코스입니다. 그래서 Pull Cart를 끌든지, 아니면 Bag을 짊어 지든지 또는 캐디를 불러야 합니다. 물론 캐디가 한국처럼 어여쁜 처자들이 아니고, 체력 좋은 젊은 청년들이죠. 캐디에도 등급이 있어서, 고등학생같은 아마추어 캐디는 캐디피가 조금 쌉니다. 캐디 혼자서 골프백 4개를 짊어지고, 양손에 들고 하면서 라운딩을 보조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티타임을 예약하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Walk-On Base로 티타임을 얻기 위하여는 새벽 일찍가서 선착순으로 줄을 서야합니다.
  
 근데 이게 또 장난이 아닙니다. 저희가 코스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4시 30분쯤 되었을까요... (참고로 그날은 목요일이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갈려면 1시간 30분을 운전해야 하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물론 그 사람들이 모두 Black Course의 티타임을 받으러 나온 것은 아닙니다. Bethpage에는 코스가 모두 5개, 총 90홀의 골프장입니다. Black다음으로는 Red Course가 좋고, Blue, Green, Yellow Course등이 있습니다. Black은 너무 어려워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사진의 경고문을 참조하시길^^)
그리고 저희는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지인께서 미리 나와서 줄을 서주는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Thank you!)


사실은 제가 8년 전 쯤에 Black에서 라운딩을 할려고, 일행들과 근처 호텔에서 숙박을 해가면서까지 해서 새벽 3시쯤 도착하니까, 저희에게 돌아온 티타임이 오전 11:30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Black을 포기하고 Red Course에서 라운딩하고 돌아온 적이 있거든요. (그 때는 오후에 다른 일이 있어서 그렇게 늦은 티타임을 Accept 할 수 없었죠. -_-; ) 사실은 Red Course도 아주 좋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새벽같이 수선을 피워서 얻은 티타임이 오전 09:10 이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이죠. 하지만 그때가 7월이었음을 감안하면, 한여름 땡볕아래에서 라운딩을 해야 된다는 말이었죠. 그렇지만 그렇게 말로만 듣던, 이 코스에서 처음으로 라운딩을 한다는 설레임으로,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짬을 내서 근처 '플러싱-뉴욕 인근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동네'의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서 해장국을 한 그릇하고는 돌아와서 라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4th Hole - 이때만 해도 아직 생생하네요


어떤 분들은 Black Course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공통점은 샷의 거리는 많이 나가지 않아도 방향성이 좋다는 것이죠. 2002년 US OPEN당시 타이거 우즈만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해서 우승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시다시피 프로 대회에서는 전장 거리를 얼마나 많이 늘립니까?  거리와 방향이라...

하여튼 아마추어들도, 이 코스에서 좋은 스코어를 낼려면 샷의 방향성이 무조건 좋아야 합니다. 소위 아리랑 볼(?)을 치시는 분들은 정말 힘든 하루가 될 겁니다. 여러분들은 스코어를 기록할때, 어느 점수까지 기록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더블파 + 1까지 보통 기록합니다. 더블파는 다들 '양파'라고 그러고, 그것보다 1타 더 치면 '실파'라고 하죠.^^

그리고 그린은 아주 빠릅니다. 4퍼트도 많이 나옵니다. 특히 여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카트를 못 타게 하기 때문에 후반전으로 가면, 체력이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특히 여름에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물을 얼려서 두어 병 가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동식 PX (아가씨들이 카트를 타고 코스를 돌아다니며, 음료수나 스넥을 파는 것)도 저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미리 미리 준비하셔야 할 듯.
 

무시 무시한 러프


오른쪽 사진처럼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아이언 샷에 자신이 있는 분들은 8번이나 9번으로 꺼낼려고 하겠죠. 제발 그러지 마시길...
무조건 웻지로 러프에서 페어웨이로 꺼내기나 하세요. 지금 이 충고 기억하지 못하시면, 앞에서 배운 용어 있죠. '실파'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_-:;

전반적으로 코스는 아주 훌륭합니다. 관리상태도 그렇고, 코스 레이아웃도 좋고, 무엇보다도 매홀이 골퍼들의 도전 의식을 일깨우게 합니다.

그리고 잘친 샷과 그렇지 못한 샷에 대한 보상이 확실합니다. 처음 가서 라운딩하신 분은 코스에 잘 적응을 못하여 좋지 못한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지만, 너무 실망할 것 없습니다. 저도 두 번째로 갔을 때는 처음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골프를 Serious하게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지만, 제 친구에게 선물을 주는 셈치고, 짧은 여름 휴가 중의 귀한 하루를 쪼개어 다녀온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는 그 때는 전날 저녁에 둘이서 쐬주를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에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고, 다시 한번 붙었으면 하네요.^^

그런데, 우리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골프 라운딩을 할 기회가 얼마나 될까요? 더구나 그 친구는 우리 집에서 꽤 멀리 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티타임때문에 이른 새벽에 나가기 위하여, 우리 집에 전날 저녁에 도착하여 하루 밤을 묵게 되는 경우라면 말입니다...^^

18th Hole Tee Box에서 바라본 그린과 클럽하우스

드디어 도착한 18th Hole입니다.  그 날은 정말 더운 여름 날씨에, 그 전날의 숙취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무시 무시한^^) 러프를 전전하며, 겨우 찾아낸 공을 욕심을 부리다가 또 다시 러프로 보내고...

마지막 홀에 도착하였을 때는, 마치 기나긴 여행을 마무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다음에는 좀 더 잘 칠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안고서는 지친 몸을 이끌고, 클럽하우스 바깥에 마련된 자리에서 시원한 생맥주 한잔하면서 바라보던 그날의 Black Course의 18th Hole은 마치 어제의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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