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에 해당되는 글 2

  1. 2010.03.16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이...<일기일회-법정> 2
  2. 2009.07.01 아름다운 마무리


진정으로 삶을 살 줄 안다면 순례자나 여행자처럼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은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날그날 감사하면서, 나눠 가지면서 삶을 삽니다.
집이든 물건이든,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구도자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들 삶에서 지녔던 것을 때로는 모두 내던져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한 생애를 살아오는 동안 많은 과정과 곡절을 겪으면서 때로는 내려놓았고, 또 새롭게 갖곤 했습니다.
한 생의 과정이 다 그렇습니다.

버렸더라도 버렸다는 관념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선한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선한 일 자체에 묶여 있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버림, 진정한 선함이 아닙니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듯이 그렇게 스쳐 지나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공덕이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
내가 늘 기억한다고 해서 공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슨 일에도 매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 만큼 살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때 가서 아까워하며 망설일 것 없이,
내려놓는 일을 미리부터 연습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 법문집 <일기일회> 중에서


요 며칠 계속해서 바람이 몰아치고 비가 퍼붓고 있습니다.
살고 있는 집에서는 덩달아  기다렸다는 듯이 힘든 일이 생깁니다.

지하실에 흘러 들어온 물을 퍼내면서
옛날 들었던 거지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거지 아버지가 거지 아들과 함께 언덕 위에서 마을 아래 불이 난 집을 보면서...
" 아들아!  집이 있으면 저렇게 걱정도 많아진단다. 우린 집이 없으니 불이 날 걱정도 없지 않느냐? "  ^^

정신 없는 가운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갑자기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머지 않아 비가 멎으면 지금 이 순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노동도 곧 정리되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스님의 글들을 새삼 읽으며, 
내가 선 이 자리, 지금 이 순간순간들을 지켜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리라 다짐합니다.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7. 1. 07:55

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법정의 『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  



오랫만에 뜨거운 한여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대웅전에  앉아  있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한가함과  소박함 그리고 대나무 숲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것처럼,
살면서 자신이 살아온 자리를 잘 마무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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