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영화와 만나다'에 해당되는 글 4

  1. 2009.11.13 안나 카레니나 - 1997년
  2. 2009.06.02 용의자 X의 헌신
  3. 2009.05.09 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1
  4. 2009.04.27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
소설, 영화와 만나다 | Posted by Book Hana 2009. 11. 13. 04:32

안나 카레니나 - 1997년

'고전 명작 다시 읽어보기'

요즘 가끔씩 머리속을 스쳐가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팡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파우스트 등등...
이 정도의 제목들은 알고 있어야 대학 학창시절의 미팅때 그래도 아는 체라도 할 수 있었으니.
솔직히 지금은 그 내용이 거의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언제 시간적으로 여유가 되면 고전 명작들을 한번 차분히 읽어 보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참이다.

'안나 카레니나'   

옛날 대다수의 집안에서는 월부 책장사하는 친인척이나 지인의 부탁으로 구입된 세계문학전집이나 톨스토이전집 아니면 세익스피어전집이 한두 질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이 소설도 그 전집들 중의 하나에 들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오랫만에 영화나 한번 볼까 하고 생각하던 차에, 눈에 들어 온 것이 바로 이 '안나 카레니나'였다.
사실 이 소설은 내가 중학교 시절에 읽은 것이었으니,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이다.
그 당시에는 왜 이 소설이 재미있는지 잘 몰랐고, 그저 위대한 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이라고 하니 무엇이 있어도 있을텐데, 내가 소설을 잘 읽을 줄 몰라서 그렇겠지하고 생각하였던 바로 그 책이었다. 
이제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이제는 무슨 감동이 느껴질려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영화감상을 시작하였다.

우선 주연배우가 '소피 마르소'이니 영화내용과는 상관없이 Video는 볼만하다. ^^ 
소피 마르소가 누구인가!
한때 한국에서 학생들 책받침(요즘도 이런 것 사용하는지 모르겠다)에 가장 많이 등장하였고, 인기가 많았던 여배우가 아닌가 말이다.^^


어쨌든 영화속으로 들어가보면,

---러시아의 고유 건축양식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화려하게 치장된 건물들의 내부 모습들...
농부들이 한줄로 죽 늘어서서는 길다란 낫으로 풀을 베는 장면...
눈, 눈, 눈...길한쪽으로는 눈더미가 가득 쌓여져 있고... 
증기 기관차에서 뿜어내는 허연 연기---

안나 카레니나와 연인과의 기차역에서의 운명적(?)인 만남,
사랑을 위하여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버리고... 자식마저도...
사람들이 서로 첫눈에 반하면, 그 효과가 600여일 지속된다고 하였던가?
사랑의 도피행각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의 애정 전선이 보다 현실적인 제약을 받게되고...


이윽고 영화가 끝나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왜 이 작품이 그렇게 유명한지?
내가 벌써 세파에 많이 시달려서 그 정도의 유부녀 바람 피우는 이야기에는 감흥을 받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소설 대작을 영화로 옮기다 보니 특유의 세밀한 심리묘사를 제대로 못한 탓일까?

하여튼 언제 한번 시간을 내어 소설을 차분하게 다시 읽어 봐야겠다는 숙제만 생겼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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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추리 소설로 최근에는 영화로 개봉이 되기도 했었던 작품이다.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헌신'이라는 말이 걸렸다. '헌신'이라는 말은 몸을 바치다. 즉, 자신을 희생하여 기꺼이 남을 구한다는 뜻이다. 어떤 의미에서 '헌신'이라는 용어를 썼을까 싶었다.

천재적인 수학자로 수학에 모든 것을 바치던 즉 '헌신'하던 이시가미!  이시가미는 우연히, 옆집에 살던 모녀가 저지런 살인 사건에 끼어들면서 그의 천재적인 머리는 완벽한 범행의 알리바이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그의 도움을 받아 모녀는 큰 어려움없이 살인 혐의를 벗어갈 즈음, 같은 대학교에서 공부한 천재 물리학자인 유가와가 이 사건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차츰 그 완벽한 알리바이가 베일을 벗게 되는데...

소설의 첫 장면은 이시가미의 무미건조한 일상의 묘사에서 시작된다. 세상사에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람의 시선, 하지만 그주변에 대한 관찰은 예리하다. 노숙자들이 모여 사는 신오하시교를 지나며 그곳에 사는 사람에 대하여 자잘한 일면까지도 파악하고 있다. 사소한 단서로 많은 것을 통찰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렇게 세상에 대한 무관심과 세상으로터의 단절감을 안고 살아가던 이시가미에게 유일하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이시가미가 자살하려는 순간 밝고 환하게 웃으며 옆집으로 이사왔다며 첫인사를 건넸던 아스코!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을 하직하려는 순간 만난 그 모녀는 그가 유일하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 옆집에서 들려오는 모녀의 대화로 그의 인생은 새로움으로 가득차게 된다.

여태까지 그의 생이 수학에 대한 절대적인 '헌신'이었다면, 이제 그는 모녀에 대한 남모르는 '헌신'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 모녀에게 위험이 닥치자, 이시가미는 당연히 그 둘을 보호하기 위해서 새로운 알리바이를 만들게 되는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증명할 수 없는 완벽한 알리바이!
여기서 이시가미의 '헌신', 아무 댓가없는 절대적인 사랑이 바쳐진다.

하지만 역시 천재적인 물리학자인 유가와에 의해서 서서히 그 완벽한 헌신이 흔들리게 되는데...

추리 소설의 즐거움은 어떻게 열쇠가 풀려 나가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결말을 말할 수는 없지만, 유가와에 의한 추리에 따라 서서히 흔들리는 이시가미의 가설이 절대로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보통 추리 소설을 읽을 때면 살인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하는 것이 주 관심사이지만 이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유가와의 날카로운 추적이 안타깝기만 했다. ^^

하루 꼬박 이 소설을 읽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날, 머리 속에는 온통 이 이야기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제는 영화를 보았다. 내가 생각했던 이시가미보다는 좀 잘 생긴 배우가 나왔다. 그의 표정이 아주 무미건조하고 까칠하게 나타난 것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 비슷했다. 영화는 원작에 아주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거기서 사용하는 대사도 아주 똑같다.
물론, 영화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이시가미와 유가와가 눈덮힌 설산을 오르는 장면, 유가와와 여형사간의 러브 라인도 살짝 더해지긴 했지만...

추리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란, 역시 결말 부분에서의 반전에 있지 않을까?
이 작품의 결말에 다다른 독자라면 누구나 이 글의 제목 '용의자의 헌신'이라는 말에서 '헌신'이라는 말의 무게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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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제목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감독: 마크 허먼
배경 :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무렵, 8살 독일인 브루노와 같은 또래로 유대인 아이인 쉬뮤엘이 유대인 수용소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임.

우리 동네에는 유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여기서 유태인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정말 실감난다.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본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그렇고 '피아니스트'와 쉰들러 리스트'가 그렇다.

한국에서 '친구'라는 영화를 봤을 때, 부산에서 그때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또 색다른 감흥에 젖었던 것처럼...





8살 브루노가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학교를 마치고 웃고 장난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
집에서는 파티 준비가 한창이다. 자기 아빠가 승진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 
하지만 브루노는 졸지에 집과 친구들과 헤어져 베를린 근교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아빠가 유태인 수용소의 소장으로 발령을 받게 된 것.

낯선 곳에서 바깥 출입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쓸쓸하게 시간을 보내는 브루노!
그러다 자기 방의 창문을  통해 줄무늬옷를 입은 사람들이 사는 큰 농장을 발견하게 된다.

존경하는 아버지가 그냥 농장이라고 했으므로 그렇게만 생각한다.

이 영화는 다른 홀로코스트 영화에 비해 전쟁터의 비참함, 시끄러운 총소리, 피흘리며 죽어가는 사람 등등은 나오지 않는다. 소년의 상황과 눈을 통해서 2차 세계 대전은 비교적 잔잔하게 묘사된다.
그냥 가족끼리 보면 좋은 영화이다.  아이들은 조금 지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니까 웬만하면 참고 보게 된다.
우리 집 아이가 묻는다. "왜 유태인을 저렇게 하지?"  ㅠ.ㅠ
 

어느 날, 집을 몰래 나와 농장(수용소) 근처를 배회하다 마침내 같은 또래인 쉬뮤엘을 만나게 된다. 브루노는 늘 배고프다는 쉬뮤엘을 위해 몰래 먹을 것을 가져다 주며 외로움을 달래며 둘 만의 우정을 쌓아가는데... 




한편, 어른들의 상황은 점점 끝을 향하고 ... 브루노의 엄마는 건너편에 있는 농장이 사실은 유태인 수용소며  밤마다 올라오는 시커먼 연기는 사람을 태우면서 나는 것이라는 것에 경악하며, 남편과 크게 싸우게 된다.


수용소 소장으로서의 임무 수행과 인간적인 죄책감에 시달리던 브루노의 아버지는 마침내 가족들을 이모네로 옮길 것을 결정한다.

이제 겨우 친구 한 명을 만들어서 외로움을 달래고 있던 브루노는 갑자기 이사를 간다는 말에 쉬뮤엘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간다. 근데 마침 쉬뮤엘은 자기 아버지가 삼 일 동안이나 소식이 없다며 걱정을 하고, 브루노는 자기가 떠나기 전 꼭 쉬뮤엘의 아버지를 찾아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사하는 날!  어수선한 틈을 타서 몰래 집을 빠져 나온 브루노는 쉬뮤엘이 준비해 온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는 철조망 아래로 넘어 들어간다. 비는 억수같이 퍼붓고...
아이들은 수용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한 곳에서 붙잡혀 거기 있던 일행들과 샤워실(가스실)로 향하게 되는데...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대사들이 흐흐흑...

브루노의 부모들은 마침내 수용소안으로 아들이 들어갔음을 알고는 ......
정말 말 그대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 그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니...

영화 속에서는 주변 인물들의 입장에 따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모습들이 나온다.
아빠의 부관인 코틀러 중위는 자신의 아버지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약점 때문에 유태인에게 더 잔인하게 함으로써 상황을 만회하려고 노력하고...또 브루노의 누나, 자신이 있는 곳의 현실을 재빨리 알아챘지만 나치즘에 열광하며 우월감을 느낀다. 아이들의 개인 교수로 온 사람은 유태인은 '악마' 그 자체라는 논리를 펴 브루노를 혼란에 빠뜨리고...

홀로코스트 계통의 영화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인생은 아름다워' 나 '피아노' 와 같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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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

주말 저녁!  온 가족이 모여 영화 보는 날이다.
작은 TV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거금을 들여서 장만한 스크린을 내리고 각자 먹을 것 챙기고 불 끄고 ...등등의 준비 작업이 끝나면 상영 시작!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봐야 되는 시간이라서 영화 한 편 정하려면 사실 좀 힘들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너무 피곤했던 탓으로 -강력하게 가장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영화라는 못을 박아서- 선택한 영화.
로맨틱 코미디!!!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The accidental Husband)"
ㅋㅋ 자주 느끼는 거지만 진짜 한국어판 제목이 더 좀 있어보이죠?

시놉시스-인기 만점의 라디오 연애 상담프로 진행자 엠마(우마 서먼)는 재력과 매력을 모두 갖춘 남자 리처드(콜린 퍼스)와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혼인 신고를 하러 시청에 갔을 때, 황당하게도 그녀에겐 이미 서류상 남편이 있다는 통보가 떨어진다. 한번도 결혼한 적 없는 미혼녀에게 이게 웬 날벼락인가? 엠마는 이 서류상의 결혼이 무효임을 증명하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의문의 ‘신랑’, 패트릭(제프리 딘 모건)을 찾아나선다. 


 극중에 엠마가 처음 패트릭을 만나는 pub 레스토랑입니다. 왜 찾아 왔는 지를 알고 있는 패트릭은 엠마를 자극해서 당구도 치게 만들고, 술도 엄청마시게 만들죠. 부탁해야 되는 입장에 있는 엠마는 거절하지도 못하고 오기와 함께 그 분위기에 빠져 들게 됩니다.

사실 패트릭은 약혼자 소피아가 엠마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Love Doctor>를 듣고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결혼을 깨자  그녀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해킹을 해서 서류 조작에 나선거죠.
패트릭역을 맡은 제프리 모간...사실 아주 터프한 매력을 풍깁니다. 축구에 열광하고, 소방관으로 일하며 유모어가 가득찬 남자...근육질+생동감+유쾌 그리고 인도계라는 설정으로 신비감까지!
그래서...자타가 공인하는 사랑에 관한 박사. 'Real Love'라는 책도 출판한 현실감이 넘치는 연애 박사 엠마는 영 현실과는 떨어지는 남자에게 정신없이 꽂히게 된다는 사랑 이야기!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엠마의 약혼자인 리처드(콜린 퍼스)에게로 시선을 많이 보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주인공에게로 마음이 가게 되지만...콜린 퍼스 특유의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또 이 영화에서 아무 이유 없이 엠마를 놓치게 되는 남자라...

리처드 입장에서 본 오늘의 한 마디!

아끼면 똥 된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우리 집안에선 비공식적으로 가훈으로 삼는 말입니다.
아끼면 똥 된다! 이 말은 사실 형제가 여러 명 있는 집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느꼈을...
먹을 것이든 입을 것이든 아껴 뒀다간 누가 차지하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 왕왕 있어서...
다 어렵던 시절 이야기죠? ^^

결혼식을 앞두고 신부대기실에서 엠마를 마지막으로 보내면서 하는 말.
오랜 시간을 함께 했지만 그 때를 놓쳤노라고 하죠.
괜히 시간 끌다 엉뚱한 놈에게...ㅠ.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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