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에 해당되는 글 2

  1. 2011.07.22 중국 견문록
  2. 2009.05.15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중남아메리카, 알래스카편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1. 7. 22. 00:33

중국 견문록


설명이 별로 필요없는 인기작가 한비야가 쓴 '중국견문록'이다.
다른 기행문과는 달리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위해 1년간 체재히면서 느낀 점 등을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이 2000년 당시의 이야기이니, 벌써 10년전의 일이고 그동안 중국은 올림픽도 치렀고,
특히 미국에서는 주위에서 중국인들을 흔히 만날 수 있으니 호기심도 떨어지는 소재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다른 책과는 달리 내눈에 몇 번인가 띄었지만 읽기를 미루었던 것이다.

대충 어떤 내용인지 몇 페이지 넘겨보다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일사천리로 읽게 되었다.
작가의 입담은 워낙 대단해서 화려한 수식어을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떤 때는 내용보다 그 표현방법이 너무나 편하게 다가와서 마치 책을 읽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듣는 듯 하다.

대부분의 여행기라는 것이 그렇듯이, 작가가 당시 메모를 하여 두었든지, 아니면 기억을 더듬어 글을 썼든지 다소 미화되고, 과장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여행기를 읽을 때는 항상 그러려니하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런데 이건 뭐 아주 솔직한 이야기 한편이 드라마처럼 전개된다. ^^

그 글의 소제목은 '자전거를 도둑맞지 않는 다섯가지 방법' 이었는데,

작가가 북경에서 사용하던 자전거를 3번이나 도둑맞은 끝에, 마침내 현지인과 공모(?)하여 다른 자전거를 하나 훔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당시의 심리상태를 재미있게 묘사하였는데,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억울함을 토로하며 또 남의 자전거를 훔치게 된 것이 현지인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으며 그곳의 관행으로는 아주 큰 죄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중언부언 설명한다.
여하간 40대의 한국아줌마(그렇지만 당시에도 꽤 유명한 작가였는데)가 자전거를 훔쳐 내빼는 체험담을 그렇게 재미있게 풀어 놓을 수 없었다.  요즘의 어느 정치인들 모양 끝끝내 오리발을 내며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 그 뻔뻔함들과 비교되기도 하여 정말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가 주위에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접할 수 있어서 중국은 더 이상 미지의 나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작가가 40대에 들어서도 어학공부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 자세와 그냥 짐작으로 흘려버릴 수 있었던 소재들에 대한 신선한 재해석이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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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한비야 (오지 여행가)

 내가 생활하는 뉴저지에는 스패니쉬가 많다. 정말 많다.
스패니쉬,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통칭해서 부른다.
그런데 우리더러 누가 차이니즈, 재패니즈라고 그러면, 열을 올리면서 코리아가 왜 그런 나라들과 다른지 한참 설명하곤 한다. 만일 누가 우리보고 태국이나 필리핀 또는 말레이지아에서 왔냐고 하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스패니쉬를 만나면 건성으로 물어본다. 너 어디서 왔니?
멕시코 : 아! 내가 멕시코는 좀 알지. 캔쿤, 데킬라, 축구 그리고 최근 Swine Flu까지...
볼리비아 : 거기는 유명한 화산이 있다는데 아닌감?
페루 : 마추피추 그리고 왜 일본인 출신 대통령, 후지모린가 누군가?
칠레 : 길쭉한 나라,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보면 미스 칠레가 꽤 예쁘던데...
아르헨티나 : 축구, 마라도나, 에바 페론 그리고 Don't cry for me Argentine...
과테말라 : 커피...
온두라스 : ........-_-;

좀더 시간을 주면 몇가지 더 주워 섬기겠지만, 글쎄 몇 가지나 더 추가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유식한 체 할려면, 마야, 잉카 그리고 아즈텍 문명 정도.
그 3가지 문명의 정확한 차이는 아는지?  여기 미국에서는 중학교 과정에서 그런 것을 가르치지만, 우리같은 사람이야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또는 5호 16국시대보다 마야 문명을 더 잘아는 사람은 정말 몇이나 될까?

그러다가 읽게 된 책이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2편'이라는 책이다.
작가 한비야씨가 연배가 비슷해서 그런지 사고 방식이나 어투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책 서두부터 자기 자랑이 많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여자 혼자서 그 오지를 그렇게 여기 저기 싸돌아 다녔으니 그 정도의 자기 자랑은 충분히 할 자격이 있구먼. 흠.
뭐라고 하는지 한번 볼까?  이런 자세로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거의 단숨에 다 읽었다. ^^

위에서 언급한 나라들에 대한 작가의 행적을 따라가며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 사람 참 대단하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작가가 얼마나 고생하였는지는 솔직히 나의 주관심사는 아니다. 본인이 좋아서 선택한 길이고, 곳곳에서 배어나오는 자기 만족의 표현으로 고생한 댓가를 충분히 얻었구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중남미 여러 나라에 대하여 많은 내용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거창하게 역사적으로 또는 지형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용감한 아지매가 겁도 없이 여기 저기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을 편안하게 써 놓았다. 글에서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 것이 오히려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전에는 그냥 스패니쉬로 보이던 그들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렇다.  
단지 흠이라면 책이 오래전에 출판되어서 옛날이야기가 조금 있다. 그래도 참을만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