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헷세


이 세상의 어떤 책도
그대에게 직접 행운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은근하게 그대 자신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 놓을 것이다.

거기에는 그대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게 있다.
태양도 별도 달도,
왜냐하면 그대가 거기서 찾은 빛은 이제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대가 줄곧 찾아 헤맨 지혜는
갑자기 책 속에서, 어느 페이지에서나  빛나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그 지혜는 그대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스크린을 통해서 느낀 여러 감정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가져다 주죠. 
그래서 아주 자극적이고 내가 어떻게 생각해 볼 시간도 없이 나에게로 와서 박혀 버리게 되고, 그 여운에 갑자기 멍해 버리게 됩니다. 그에 비하면 책을 읽고 나서의 감정은 무척 더디게 오는 것 같습니다. 간혹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길을 잃어 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책을 통해서 내게 서서히 쌓여간 지식들과 감흥들은 오래도록 남아 온전히 내 것으로 어느새 변해 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여 많은 현자들은 책을 곱씹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