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는 너무 자주 폭우가 쏟아져요.
전기도 가끔 깜빡거리기도 하고, 컴퓨터도 한번씩 다운 되기도 하니...
가끔 제가 벽지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벌써 8월입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가 4월 1일이었는데, 어느새 8월이라니...

즐거운 독서가 조금씩 버거운(?) 독서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
좋은 책들을 찾아서 빨리 읽고 글을 올리고 싶은 생각은 가득한데...
능력이 많이 못 미쳐서 죄송...  ㅠ.ㅠ

오늘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마음이 들떠서 한장 한장 넘어가는 페이지가 아쉽기만 합니다.
맛있는 것은 되도록이면 조금씩 천천히 먹고 싶은 마음에...

아!
읽다가 마음에 걸려서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는 시 하나 올립니다.

지금은 비록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우르릉 쾅쾅 울리고 있지만, 
곧  이런 기쁨을 누릴 순간이 오겠죠?

폭우가 지난 뒤의 꽃

우애 있게, 모두 한쪽으로
바람에 몸을 숙이고, 물방울을 떨구고 섰다.
두려움에 위축된, 비바람에 눈이 먼
여린 것은 꺾여 쓰러져 있다.

아직 멍한 채로 주저하며 서서히
꽃들은 다시 그리운 햇빛 속으로 고개를 쳐든다.
우애 있게, 최초의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적이 우리를 삼키지는 않았다.

이 광경을 보자 나는 기억이 난다.
어두운 삶의 충동 속에서 보낸 숱한 시간들이.
어둠과 궁핍에서 벗어나 자신을 추스르고
감사와 사랑으로, 온화한 빛을 향하던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