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7. 22. 00:06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이 제목만큼 독자들의 논란을 가져온 책의 제목이 그리 흔하지 않을 듯 싶다.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그냥 개츠비 또는 개츠비의 사랑, 이렇게 하지 않고서.
작가도 나름 고민끝에 The Great Gatsby라고 하였을 것이다.
근데 이걸 한글로 '위대한' 이렇게 번역하니까 자꾸 목에 걸린다. 그 말이 잘 소화가 되지않고서.
 
그냥 원제 그대로 The Great Gatsby라고 두는 것이 훨씬 나을 듯하다.
Great을 위대한 또는 훌륭한 이렇게 번역하든, 아니면 아주 멋진 또는 아주 잘난(반어법으로) 이런 식으로 번역하든 각자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서.
실제로 'Great'은 여러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니까.
 
이미 많이 알려진 고전인 이 책의 작가 스콧 피츠제랄드는 헤밍웨이에 비견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20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것이라고도 하고, 물질만능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잘 묘사하였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전에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우연히 책정리를 하다가 앞 몇페이지를 넘겼는데, 이야기의 배경이 롱아일랜드와 맨하탄으로 여기 근처이다.
이전에는 먼나라 미국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서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읽었던 것이다.
익숙한 지명 몇군데를 찾아내다가, 내쳐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그것도 단숨에.

내용은 비교적 심플하다.
직업군인 개츠비는 상류사회에 속한 돈좋아하는 데이지와 사랑한다.
하지만 개츠비는 자신의 어려운 형편을 데이지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채, 외국으로 파견을 나간다.    
그사이 데이지는 돈많고 허우대 좋은 톰과 결혼한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찾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아서, 데이지가 살고 있는 롱아일랜드로 온다.
그리고 돈자랑을 위하여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성대한 파티를 자주 열곤 한다.
한편 톰은 자동차 정비공인 월슨의 부인인 머틀과 바람을 피운다.  
이것을 데이지도 눈치채고 있다.
윌슨도 머틀이 누군가와 바람을 피운다고 짐작하고는 있다.
작중 화자이면서 주인공인 닉을 통하여 데이지를 만난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자신에게 돌아오길 요청한다.
데이지는 마음이 흔들리고... (이때 개츠비는 이미 부자이다.)
개츠비를 옆에 태우고 운전하던 데이지는 실수로 머틀을 치어 죽이고 뺑소니를 친다.
이 죄를 자청하여 뒤집어 쓴 개츠비를 윌슨은 총으로 쏴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다.

그리고 개츠비의 장례식날...
닉과 개츠비의 아버지, 이 두 사람이 모두이다.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은...  
수많은 사람들이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하여 즐겼건만 누구도 나타나지 않는다.
심지어 데이지 마저도...

결국 사랑을 위하여 헌신하였던, 개츠비의 노력은 그야말로 물거품이 된 것이다.
그의 죽음 이후에,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가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
세상사의 여러 덕목중에서 '사랑'을 제일로 꼽는다면 그렇게 불러도 될 지 모른다.
하지만 작품에서 개츠비는 돈을 벌기 위하여 밀주를 포함한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른다.
그가 사랑하였던 데이지가 그 자신이 아니라 그가 소유한 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것을 보니 'Great'이라고 해도 되겠다.

등장인물과 배경이 되는 장소가 많지 않아, 마치 연극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작가의 글솜씨는 정말 대단하다.
상황묘사는 물론이고 작중 인물들의 대사도 곱씹어 읽어야 할 부분이 도처에 있다.
그래서 언젠가 반드시 영어 원문으로 한번 읽어 보아야 할 것 같다.

특히 개츠비가 상대방에게 자주 쓰는 말중에 '형씨'라고 번역한 부분이 있었는데,
무엇을 그리 번역한 것이지? 혹시 Bro? Bud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