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사랑보다 지독하다 노서아 가비
♣ 저자명 :   김탁환

 고종 황제의 모닝 커피를 직접 내리던 최초의 바리스타 '따냐',
 여자 혼자의 몸으로 청나라와 러시아 대륙을 넘나들며 사기를 치며 살아오던 그녀에게  나타난 한 남자, 이반!
그들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사기극이 유쾌하게,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이 소설의 최고 강점은 역시 사건의 빠른 전개와 상큼발랄함이다.
작가 스스로를 '이야기꾼'이라고 했는데, 역시 이 소설에 딱 맞는 말이다.


<노서아 가비>...Russian Coffee 를 이르는 말이다.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또 커피 한 잔이 궁금하다.
'사랑보다 지독하다'...커피가 ?  혹은 그녀 ??

 다음은 이야기의 첫장면, 첫문장이다.
이 부분은 작가의 가장 큰 어떤 의도가 담긴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을 죽 읽어 나가다 뭔가 모호함이 느껴질 때, 
이야기의 첫페이지로 돌아가면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작가 또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리라.

...어둑새벽 눈을 뜨자마자 찾는 것이 둘 있다. 
   하나는 담배 또 하나는 커피.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웠던 시절이 절반,
   담배를 피우며 커피를 마셨던 시절이 절반.
   그렇게 흘러갔다고.
   감히 인생을 요약해버리는 여자의 속삭임이다....<책 속에서>

그녀의 캐릭터를 끝까지 바쳐주는 도입부이다.
'따냐'는 '남자의 사랑에 백이면 백 전부를 거는 여자가 아니다. 백 중 아흔아흡까지 마음을 준다 해도, 항상 마지막 단 하나의 최악을 대비하는' 그런 여자이다.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가벼운, 상큼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그녀의 유쾌한 사기극 한 판이 즐겁다.

개화기를 소재로 한 무거운 나라의 운명을 고뇌하는 영웅 따윈 없다.
'돈' 그것이 곧 '나라'다.
'돈'을 향하여 맹렬히 쫓아가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음모와 협잡...
그리고 '사랑'  더하기 '가비' ...

마지막으로 Contents를 소개한다.
작가의 말솜씨가 톡톡 튄다.  ^^

커피는

   외로워 마라 외로워 마라, 속삭임이다
   돌이킬 수 없이 아득한 질주다
   언제나 첫사랑이다
   달고 쓰고 차고 뜨거운 기억의 소용돌이다
   검은 히드라다
   두근두근, 기대다
   아내 같은 애인이다
   맛보지 않은 욕심이며 가지 않은 여행이다
   따로 또 같은 미소다
   오직 이것뿐! 이라는 착각이다
   흔들림이다
   아름다운 독이다
   끝나지 않는 당신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