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액세서리이다.
그리고 시는 그 문학적 아름다움의 가장 윗자리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도 그리(^^) 아쉬울 것도 없는 문학!
그 문학에 자신의 전부를 바쳐가며 모국어의 속살을 아름답게 드러낸 50인의 시인들이 보여주는 풍경을
작가 나름의 필치로 적어나간 고종석의 <모국어의 속살>이란 책을 읽다!
문학평론가도 아니고 법학을 전공한 기자 출신의 작가가 시인들을 한 명 한 명씩 살펴 보며 스케치한 풍경들인데,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펼치는 시론이 독특한 맛을 느끼게 했다.
그 중에 김영승 시인의 「반성」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반성 608」
어릴 적의 어느 여름날
우연히 잡은 풍뎅이의 껍질엔
못으로 긁힌 듯한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었다.
징그러워서
나는 그 풍뎅이를 놓아 주었다.
나는 이제
만신창이가 된 인간
그리하여 주는
나를 놓아 주신다.
이 시를 읽는 순간, 그냥 눈물이 나왔다.
어린 시절의 깊은 상처를 입은 그 풍뎅이가
곧, 이제 만신창이가 되어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대한 자신의 모습임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그렇다면 나를 불쌍히 여겨 놓아줄 이는...
이 시는 1987년에 출판되었다.
'나'는 바로,
그 80년대를 살아내야만 했던 그 시대의 상처입은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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