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칼럼니스트 전형구님의 글에서 퍼왔습니다.



[아이엠리치]이 책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고 있다. 소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이메이션 코리아라는 회사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더 흥미롭다. 이메이션 코리아는 직원들에게 1인당 책값으로 100만원이라는 돈을 선뜻 내주는 회사이다. 이 놀라운 회사는 외환위기 때 자본잠식 상태까지 갔다가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여 1인 매출 연간 10억 원, 영업신장률 1위를 기록하였는데,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창적인 '독서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요즘 기업계의 화두는 독서경영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효과 높은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문화로 정착해야 할 독서경영이 독서와 독후감을 강요하는 제도로만 남기도 한다. 이 책은 강요도 독후감도 없는 이메이션코리아의 독서경영 실제 사례를 다룬 소설이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마음껏 책을 사고 마음껏 읽는’ 이메이션의 이야기는 독서경영이 제도가 아닌 문화로 자리잡기 위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메이션이 위기의 순간에 독서를 택한 것은 책 속에 불황 극복의 지혜가 들어있다는 믿음과, 힘들 때일수록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메이션코리아 사람들은 위기 때 어떤 책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의 시기에는 어떤 책을 읽었을까? 

《독서가 행복한 회사》는 그 당시 상황에 독자들이 있었던 것처럼 그들이 읽었던 책, 그들이 나눴던 토론을 생생하게 실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들이 읽었던 책을 나도 읽게 되고, 그들의 신나는 독서경영 속에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봄빛 완연한 오후였다. 가까운 한강 고수부지로 몰려나온 직원들은 둥그렇게 모여앉아 다과를 나누며 언제 그렇게 심각했었냐는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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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고생 많이 했어. 그리고 많이 미안하네. 직원들 공부하는데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큰소리 쳐놓고 MBA는커녕 단기교육 한 번 제대로 보내준 적이 없으니……. 오늘부터 책이라도 마음껏 읽게 해주고 싶어. 아무리 어려워도 회사 돈으로 책값 전부 줄 테니 보고 싶은 책 마음대로 사서 보도록. 책보다 훌륭한 스승이 어디 있겠나? 그리고 또. 위기를 벗어나 좋은 시절이 올 것에 대비해서 지식의 창고를 풍요롭게 해 놓는 것도 의미 있잖은가? 안 그래?” 

 “회사 돈으로 책 사 읽는다고 독후감을 내라거나 전표를 확인하자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겠네. 사다 놓고 미처 못 읽을 때도 있는 법. 눈에 보이면 언젠가는 읽지 않겠나? 책값이 얼마가 들더라도 좋아. 각 부서 매니저들은 직원이 책값 달라고 할 때마다 전결로 즉시 지급하라.” 

 “그런데 이왕 하는 거 재미있게 하자고. 게임하듯이. 가령 회사에 책 한 보따리 사다 풀어놓고 자기가 원하는 책을 골라잡는 행사는 어떤가? 먼저 집는 놈이 임자!” 

첫 ‘북 랠리’ 행사는 그해 가을에 있었다. 행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담당자가 서점에 가서 스테디셀러 코너, 베스트셀러, 신간을 다 걷어온다. 출근시간 30분전에 구입해온 책을 회의실 탁자에 깔아놓는다. 행사 시작 시간을 공지하면 직원들이 온 순서대로 와서 가져간다. 

책은 집는 순간 그 직원 것이 되었다. 권장도서 목록이나 독후감 제출의 의무 따위는 없었다. 다만 어떤 것을 가져갔는지 목록은 작성해 두어야 했는데, 그것은 다른 직원이 그 책을 빌려볼 때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개인이 소유함으로써 공공 성격이 강한 도서관의 개념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책을 지원하면 그게 어떤 형식으로 돌아올지는 몰라도 반드시 돌아오게 마련이다.’ 

이 행사는 이 대표의 뜻대로 사내에 자발적인 ‘독서 문화’를 정착시키는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위로부터의 강제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혁신이었다. 

이 책에서는 책상 앞에 늘어놓은 책들을 마음껏 집어가는 행사인 ‘북 랠리’, 메모리카드를 알기 위해서는 디카를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모임 등 이메이션만의 독특한 모임과 행사도 엿볼 수 있다. ‘자율적인 독서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의 과정은 독서경영을 시행하고자 하는 기업과 직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메이션이 회사 존립 위기에서 기사회생하는 실제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책 속으로 빨아들인다. 위기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고, 5년 만에 전 세계 60개 법인 중 영업신장률 1위라는 기염을 토해낸 이메이션의 성과는 ‘책을 지원하면 그게 어떤 형식으로 돌아올지는 몰라도 반드시 돌아오게 마련이다’라는 회사의 믿음이 이끌어낸 것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 핵심 메시지 

이 책은 소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메이션코리아 직원들이 실제로 읽었던 책, 그들이 나누었던 토론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에 어떤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할지 모르는 이들도 쉽게 독서경영에 빠져들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책 읽기는 강제력을 동원해서는 잘 읽혀지지도 않고 또 즐겁지가 않다. 자발적으로 읽고자, 공부하고자 할 때 스스로 찾아서 읽어야 즐겁고 흡수도 잘 된다. 책 속에서 지혜를 얻어 기업을 회생시킨 이메이션 코리아처럼 개인이나 기업들도 독서경영을 통하여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바란다.

책 읽는 즐거움은 무엇보다도 한 책을 읽고 나서 그와 관련해서 주욱 책 읽기가 연결되는 데에 있다. 나 같은 경우도 얼마 전 시인 고두현의 ([시 읽는 CEO], [옛시 읽는 CEO], 21세기북스)를 읽게 되면서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시의 저자(시인을 저자라고 하면 왜 낯설까?^^;)임을 알게 되는 반가움에 팬이 되었다. 그래서 감흥이 일고 좋은 책을 읽으면 관련 저자가 쓴 다른 책을 또 찾아본다거나, 그 책 속에서 거론된 또 다른 책들을 찾아가며 자꾸 자꾸 책 읽기의 릴레이는 계속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또 내용 속에서 많은 책들을 소개하기에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난 뒤 그냥 덮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 권이라도 더 확장되게 읽게 될 책인 것.

마케팅 쪽 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상황에 따른 책 제목의 거론으로 인해 그 책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책도 정확히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 세일즈에 주력하고자 하는 분들에겐 필독서일 듯하다. 우선 마인드를 잡아가기에도 좋을뿐더러 읽어야 할 관련 서적을 적당히 걸러준 책이니 이만한 보물이 또 어디있을까?

예전에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신성적,에이지21)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도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가는데 독서가 주는 이점과 갖가지 책들을 책 속에서 소개해 주었지만 이 책은 마케팅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독자대상 마케팅과 세일즈, 회사원으로 좀 더 구체적이다. 하지만 진정한 독서가 취미인 분들은 그런거 저런거 다 필요없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다. 책이 책을 낳는 책. 독서가 취미인 분들은 정말 좋아하는 책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