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10. 8. 23:56

우리 자신을 잘 보살펴야 하는 이유...

"Life is Beautiful!"
인생은 아름다워! 
내가 요즘 보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드라마의 제목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을 볼 때마다, 나는 쓸쓸함을 느낀다.
인생이 아름답고 달콤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짬짬이 지루하고, 막막하고 그리고 자주 초라함을 맛보게 된다.
애써 아름다움과 사랑이란 단어로 위안도 해 보지만...
늘 보상을 받는 건 아닌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 드라마에서 중년의 부부가 점점 치매기가 보여지는 아버지를 걱정하며 나누는 말.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도 있겠지.  당신은 괜찮을 것 같은 데 내가 걱정이야."
그러자 아내가 말한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된다면 나 혼자 당신을 데리고 먼 곳으로 가서  살거야. 자식들에게 짐지우지 않고... "
"그렇지만 만약 내가 그렇게 되면 당신이 나를 그렇게 보살펴 줘."

자신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랴!
드라마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이 장면이 아직도 남아 있으니...
나도 나이가 제법 들었나 보다.  ^^

오늘 책을 뒤적이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보게 되었다.
오래 전 고전 명작이다고 해서 이 책도 읽었던 것 같다.
여러 페이지들을 순서없이 읽다 다음 글이 눈에 들어온 것은
아마도 요즘 나의 이런 생각들 때문이지 싶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 이런 글도 있었나 ???)


한쪽에는 우리가 이미 살아온 날들이 쌓여가고
다른 쪽에는 남은 날들이 녹아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오래 살지는 모르지만 언제까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고,
그 일들이 세속적인지 신성한지 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한다.

이성이 떠나기 시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숨을 쉬고 먹고 상상하고 욕망하는 능력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성이 없으면 인간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며,
감각의 증거를 판단하지 못하고,
언제 세상을 하직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지력이 요구되는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 자신을 잘 보살펴야 하는 이유는 하루하루 죽을 날이 가까워지기 때문이 아니라
죽음이 우리를 데려가기 전에 먼저 정신적인 능력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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