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5. 5. 07:53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생각해 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냉정과 열정 사이>의 저자 에쿠니 가오리의 결혼에 관한 단상들이 적힌 책이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다른 시각으로 살아가던 남녀가
서로의 다른 모습 때문에 끌려 결혼이라는 것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에게 적응되어 가는 과정들...

작가의 결혼 후 2년 무렵에 쓰여지기 시작한  이 작품은
결혼 후 달라진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적혀 있다.

작가이기때문에 주말의  개념이 특별하게 없었던 나!
그러나 결혼 이후 주중에는 회사에 나가는 남편으로 인하여 주말이란 것이 생겨나게 된다.
평소에는 서로 각자의 생활을 하지만,
주말이 되면 부부로서 뭔가를 같이 하게 되는 생활을  조금은 생경한 모습으로 적고 있다.
같이 슈퍼에도 가고, 공원에 산책도 가기도 하는 생활.

그냥 결혼을 했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하여 나도 다시 한번 돌아 보게 된다.

그 중에 하나.
남편이 자신에게  무뚝뚝하고 무심하게 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내'인 나에게는 저렇게 무감동하게 대하지만,
 밖에 나가서 '외간 여자'들에게는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하리라.
나도 '아내'라는 이름을 갖기 전에는 '외간 여자' 였었는데...'  하는 장면.^^

'새로움'에 이끌려 한 결혼은
어느 새 세월이 흘러가며 익숙함으로 변해 간다.
작가처럼 가끔씩은 남편이 나를 '외간 여자'로 대해 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한다.
그렇게 한번씩 익숙한 '무관심'에 넌더리를 내면서도
이미 편안해져버린 남편의 등 뒤에 찰싹 들러붙는다.
 
작가는 결혼에 대한 지금까지의 결론을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 하고 있다.

" 결혼은 "struggle"이다. 만신창이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상처도 마르니, 일일이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아무튼 들러붙어 자는 것이 바람 역할을 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과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는 것,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듣는 음악이 또 바람이 되어 준다.
그런 소박한 일들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면 도저히 사랑은 관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