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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20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
  2. 2013.04.27 봄밤
  3. 2013.03.28 변신 2
  4. 2013.02.27 천년의 침묵
  5. 2013.01.24 5 Ways Money Makes You Happy 1
  6. 2013.01.18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심연...그리고 해방! 2
  7. 2013.01.0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8. 2012.12.21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9. 2012.11.05 광해, 왕이 된 남자
  10. 2012.09.12 흑산
책 속으로 | Posted by Book Hana 2013. 5. 20. 21:22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




지금보다 어리고 쉽게 상처받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한마디 해주셨는데,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 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 않다는 걸 말이다." 


                                                       ------ <The Great Gatsby> 



오래 전에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이 책이 시작이 이랬었나 할 지도 모르겠다.

개츠비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람(나)의 시선이 어떻게 흐를까?

오만하면서도 가진 자의 여유가 배어있는 이 사람의 시선은 개츠비를 어떻게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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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봄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이여.





-----시인 김수영의 1957년도 작품이다.


책장에 꽂혀 있는 시집 하나 들어 김수영의 시를 읽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읽게 되는 시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봄! 봄!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 


시인의 시를 읽어 본다.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3. 3. 28. 01:40

변신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인 하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다.

주인공 준이치는 소심한 성격의 회사원이다. 그가 어느날 우연하게 총기사고를 당하고 장기이식 수술을 받게된다.

그런데 그 장기라는 것이 바로 '뇌'이다. 그러니 말하자면 뇌이식 수술을 받은 것인데, 전체 뇌를 이식 받은 것은 아니고, 일부분만 이식을 받는다.

일부분이긴 하지만 새로 이식된 뇌가 준이치의 의식과 사고체계에 조금씩 영향을 미쳐가는 과정을 스릴러적인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기야 요즘은 심장도 이식수술이 가능할 뿐아니라, 인공심장도 상용화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제 사람의 장기중에서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만한 '뇌'를 그 소재로 다룬 것은 어찌보면 너무 일본적(?)이긴 하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혀진다.

 

"당신은 몰라. 뇌가 특별하지 않다고 하는 당신은 말이야. 
뇌는 역시 특별해. 당신이 어떻게 알겠어?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그리고 내일 눈을 떴을 때, 거기에 있는 건 오늘의 내가 아니야. 
아득한 과거의 기억은 전부 다른 사람 것에 불과해. 
난 지금 그렇게밖에 느낄 수 없어. 
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든 것이 철저하게 無로 돌아가고 있어. 

< 책속에서 >

 
이야기의 스토리를 모두 소개하는 것은 스포일러성이라 자제하고 싶다.

요즘은 성형시대이다. 단순한 얼굴성형이 아니라 양악수술이다 뭐다해서 아예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마음도 성형받고 싶어질 터인데, 그때쯤이면 뇌이식 수술도 일반화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의 존재가치(Identity)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나?

키에르 케고르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했는데, 그 생각의 주체가 섞이거나, 바뀌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기야 태어날 때부터 멀쩡하게 가진 뇌를 가진 우리도 어떨 때는 자신의 생각이 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란 항상 바뀌는 것이라고 하면서, 때로는 그것을 사고가 성숙되었다고도 하고 또는 마음이 변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변하는 것이 사람의 기본 성정이니, 남의 뇌를 이식받아서 사고방식이 바뀌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의 자신이 변해가는것인지... 


어쨌든 이 소설에서는 뇌의 물리적 구조가 변경됨으로 인한 사고방식의 변화를 얘기한다. 그러고 보면 성형시술을 받아서 얼굴이나 몸매가 예쁘지면, 이전에는 없던 자신감이 솟아나는 것이라고 하는데 하물며 뇌자체가 바뀌는 것이야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작가는 주인공이 아무리 존재감이 없이 살아왔다고 해도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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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3. 2. 27. 04:17

천년의 침묵



'피타고라스 정리는 정말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것일까?'라는 의문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아! 학교 졸업하고, 수학책을 놓은 지가 언제인데... 뜬금없는 피타고라스의 정리이라니.

이민 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동감하겠지만, 아이들 학교 수학공부도 거들어 주기가 쉽지 않다.

Primary School은 그렇다치고, Middle School만 해도 영어로 된 수학용어가 좀체 와닿지를 않는다. 

그러다보면 아이들이 먼저 눈치채고 아예 물어볼 생각도 않는다. 그저 자력으로 공부 잘 해주길 바랄 수 밖에... ^^

이런 판국에 피타고라스 정리라니... ㅠ.ㅠ


하지만 이 소설을 읽기 위하여 많은 수학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니 전혀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저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아주 유명한 수학적인 발견이고, 그 발견자는 수학사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정도만 짐작할 수 있으면 된다.  


이 소설은 '피타고라스의 정리' 사실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정리가 아니라는 도발적 전제에서 출발해, 

 전에 바빌로니아에서 이미 밝혀진 진리를 자신의 업적으로 삼으려고 하는 피타고라스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기원전 6세기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크로톤에서 수(Number)의 제국을 세운 현자 피타고라스의 학파에서 일어난 음모와 사건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과 그들의 스승인 피타고라스가 진실의 은폐와 폭로를 두고 벌이는 암투를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살인범을 쫓는 추리소설적 구조에 로맨스,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 학파의 풍경과 폴리스 사이의 정치 구도, 그리고 무리수를 발견한 히파소스, 피타고라스의 처 '테아노' 등 실존 인물과 가공 인물들을 등장시켜 팩션스타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작가는 권력과 명예에 눈먼 피타고라스를 절대악으로 규명해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자신이 발견하지 않은 수학적인 정리에 자신의 이름을 갖다 붙이고, 그것을 이용해서 사회적인 권력까지 추구하는 세속적인 인물로 묘사한다.   

그런데, 사실 그러한 일은 오늘날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가까운 곳에서 예를 찾아보면, iPhone이나 iPad가 Apple사의 대표상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우리는 스티브 잡스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사실 나는 그가 어느정도 그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관여하였는 지는 모르지만, 많은 연구원들이 골머리를 싸매었을 것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면 당시 학파를 이끌던 피타고라스가 자기네 학파에서 재정립한 수학적인 정리를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명명한 것이 그렇게도 비난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사실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한 것이라고.) 

하지만 소설은 아주 재미나게 읽힌다. 작가가 오랫동안 구상하고 쓴 이야기인데다가, 문체도 비교적 간결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소설 번역본을 읽을 때 가끔 나타나는 걸리적거림이 없다. 이야기의 소재와 배경 그리고 등장인물은 고대그리스이지만 작가가 한국인인 탓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의 이력을 보면, 

중학교 수학교사로 지내면서 수학사를 다룬 책을  탐독하던  어느 날, 줄의 글이 이선영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를 발견한 히파소스를 우물에 빠뜨려 죽였다.’ 

작가는 처음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고, 창작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와 피타고라스학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며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고, 눈을 감고도 소설의 무대인 크로톤의 지도를 그릴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하늘빛과 바람의 냄새,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과 함께 하루하루 살아낸 작가 

마침내 마흔이 되어 장편을 완성했고, 년여에 걸친 수정 작업 끝에 이 작품은 2009 대한민국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긴 소개가 되고 말았지만, 이 소설을 처음 봤을 때, '어떻게 피타고라스의 이야기를...' 이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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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 Posted by Book Hana 2013. 1. 24. 07:10

5 Ways Money Makes You Happy

인터넷에 실린 기사인데 내용이 재미있어 소개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좋으니, 먹고 살만큼만 벌고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들 합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과연 얼만큼 벌어야 먹고 살만큼이 되냐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미국 사람들 얘기라서 우리랑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각자 처한 환경이 다 다를 것이므로 그냥 이런 얘기도 있구나 하는 식으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통계수치에 의거한 의견들입니다.


1. Earn Enough

충분할 만큼 벌어라는 얘기인데, 여기에서는 연간 7만5천불을 제시하는군요. 물론 더 벌면 좋겠지만 이 수준보다 더 많이 번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자녀 교육이나, 빚이 있는 경우 등은 예외이겠지만)


2. Hit the Gym

운동 많이 하라는 얘기입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라... 물론 의료비도 많이 아낄 수 있을 것이고.


3. Invest in Passion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라는 얘기인데, 생각보다 쉽진 않겠네요. 그래도 자영업자들이 시간에 매여있는 회사원들보다는 훨씬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네요.


4. Invest in Leisure

가끔씩 시간을 내어 콘서트나 공연 등을 보라고 합니다. 감상시간이 즐거운 것도 그렇지만 그 기억의 여운이 아주 오래가기 때문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5. Offer Assistant

제가 보기엔 이게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 다른 이들에게 베풀면서 살라는 것입니다. 물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도 필요하지만, 주위의 가까운 친구나 친지들에게 소액이라도 베풀어 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식사를 사거나 커피라도 한잔 사주는 것이겠죠.


새해에는 이러한 것들을 실천해서 조금이나마 더 행복감을 느끼며, 이 팍팍한 이민생활을 헤쳐 나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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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책이 출간되어 현재까지 3천만부 이상이 팔린 책!

<다빈치 코드>  <해리포터> 시리즈의 기록들-판권 액수, 판매량, 판매 속도 등-을 모두 갱신했다고 한다.

특히 '어른 여자' 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왜  이렇게 열광할까? 

수많은 로맨스 소설이 있어왔고, 자극적인 성묘사가 주가 되는 19금도 수두룩한 이 마당에... ^^

 

그레이 시리즈는 모두 3부작으로 1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2부 '심연', 3부  '해방' 이다.

1부가 두 남녀 주인공의 불꽃같은 만남과 갈등 그리고 헤어짐을 그렸다면,

2부는 제목 '심연'이 상징하듯이 사랑하지만 50가지 다양한 어둠을 가진 남자와의 만남은 여전히 힘들기만 한데...

3부는 닥치는 위기를 통하여 진정한 믿음과 사랑을 찾게 된다는...이야기다.

이렇게 단순하게 써놓으니, 정말 아주 모범적인 로설(로맨스소설) 인 것 같다. ^^

 

이 소설은 로맨스의 전형적인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

조각같은 얼굴과 몸매를 가진 데다  엄청난 부를 가진 젊은 남주(남자주인공).크리스천!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순진하고 아름답고 영문학을 전공한 지적이기까지한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이들의 불꽃같은 만남, 속수무책으로 빠져 드는 두 사람.

그리고 로설에 빠질 수 없는 남주의 치명적인 결점 한가지.

어릴 적 구타와 애정 결핍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어떤 사람- 특히 여자 -도 믿지 않는다.

자기가 사랑을 쏟았다가 배신 당하고 버림받지 않을까 해서,  누구와도 항상 거리감을 두고 대한다.

이런 남주가 평범한 여주를 만나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역전된다는 이야긴데...흠--;

 

그럼, 무엇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열광하게 하는가!

첫째, 이 이야기는 충실한 현재 시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또는 미래의 공상적인 세계가 아닌, 바로 '지금'이다.

블랙베리, 아이패드, 노트북 등의 기자재와 음악의 적절한 활용으로...

--- 유튜브에는 '그레이의 음악'이라고 치면 이야기 속에 나오는 노래들이 바로 뜬다.

Nina Simone 의 <I put a spell on you>가 특히 이 소설 분위기와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

자신들의 감정을 짧으면서도 아주 위트있고,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바로 주인공들의 행동을 따라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어른 여자'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토론이 뜨거운 이유이기도 한 것같다.

두번 째, 이 소설은 철저하게 여주인공 아나스타샤의 관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주의 감정은 바로 여성독자들의 공감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처녀였던 여주가 성적인 부분에서 눈을 떠가며 느끼는 혼란과 솔직한 감정들이 아주 재미있게 표현된다.

그리고 성에 관한 잠재의식이 적극적으로 반응해 가면서,

지배적인 남성_남주인 크리스천-과의 관계에서도 순종적인 역할만 맡던 여주인공이 점점 주도적으로 변해 간다.

이런 면에서도 '어른 여자'들의 억눌린 성적 욕망이 대리 체험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 나도 이런 감정을 느껴 봤으면...등등'

그리고, 이 소설의 논란 거리가 되고 있는 가학적 피학적 성관계나 도구 등의 사용 등등이 너무 지나치다 하는 말도 있지만,

작가의 사실적인 묘사는 감각적이면서도 간결하여  추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끝으로  이 소설의 기저를 유지하는 것은 '사랑'의 힘이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50가지 변덕스러움과 어둠, 위험스러움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사랑'의 힘은 모든 걸 극복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사랑의 빛깔과 방식은 다양하여 이것이 옳다 저것은 그르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각자에 어울리는 빛이 있을 뿐... ^^

 

탄탄한 줄거리, 간결하고 위트있는 문장,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여성들의 심리와 감추어진 욕망을 대신해서일까?

아주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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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ana와 블로그 | Posted by Book Hana 2013. 1. 3. 22:06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회원 여러분에게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60년만에 돌아오는 '흑사(검은 뱀) 의 해'라고 합니다.

풍요, 다산, 재생의 의미를 가진 뱀의 해를 맞이하여, 

어려운 가운데도  다시 살아나서 풍성한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세상이 갈수록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문득 우리를 웃음짓게 하는 일들이 있어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을 웃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또 누군가를 웃게 하는 당신은

누군가에겐 살아갈 희망을 주는 당신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2. 12. 21. 01:34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조금은 거창한 제목의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영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다큐멘터리 <80일간의 거래일주> 원작이다. 전직 애널리스트가 6개월 동안 세계를 여행하며 물건을 사고팔면서 경제를 배운 경험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영국에서 출발하여 아프리카, 아시아를 거쳐 남미를 경유하여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낙타에서 커피, 말, 와인, 목재까지 돈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 사고팔았다. 

해당 품목에서 잔뼈가 굵은 상인들과의 치열한 협상과 경쟁 속에서 살아 있는 시장을 체험한다. 2만 5천 파운드의 밑천으로 5만 파운드를 만들기까지의 그의 행로가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저자 코너 우드먼은 1974년 아일랜드 태생으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에서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로 일했다. 고액 연봉자였지만 따분한 숫자 놀음에 환멸을 느끼고 전 세계 상인들을 상대로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결심한다. 경제를 책으로 배운 그에게 세계 시장은 결코 녹록한 곳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갈고 닦은 베테랑 상인들의 협상 기술은 그가 대적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고비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사건이 터져 곤경에 빠졌다. 하지만 결국에는 5만 파운드(약 1억 원)를 벌어오겠다는 목표를 이뤘다. 거기에다가 방송과 책이 큰 인기를 끌면서 강연 요청이 쇄도하는 등 애널리스트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사업이든 사람이든 정말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 저 멀리 언덕을 넘어가 국경을 건너려는 사람들, 그들 무리에 끼어들어 그들과 하나가 되면서 그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직접 보고, 듣고, 해보는 수밖에 없다. 과연 내가 전 세계 내로라할 약삭빠른 상인들과 거래하면 조금이라도 이윤을 남겨올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당시에는 내 앞에 어떤 일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상상도 못했다. 그저 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협상과 거래를 해보면 경제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겁도 없이 덤벼보기로 했다. >

-- 책속에서  


솔직히 뭐 제목처럼 그렇게 거창하게 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주는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배운 경제이론이 실제 비지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실제로 체험한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이니 재미가 있다. 그가 당초에 세웠던 2만 5천파운드를 두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어떻게 품목을 선정하고 시장을 공략하며, 실제로 협상에 임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보다 재미있게 펼쳐진다. 물론 저자의 자기자랑이 곳곳에 나타난다. 그거야 뭐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일반인들이 말로만 떠들던 것을, 실제로 그는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성공사례를 만들었으니.


독자에 따라서 그의 성공 요인을 여러가지로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다음이 아닐까 싶다. 


1.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 물론 그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및 남미 등을 여행하면서 통역을 활용하였지만, 그것도 그가 영어가 유창하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등에서 유능한 한국어 통역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유능한 인맥의 활용이다.

 - 그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인맥이 잘 구축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들로부터 각국 시장 및 품목에 대한 개괄적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적시에 구할 수 있었다.


3. 지속적인 비지니스 모델이 아니다.  

- 그는 선정된 품목을 공급처로부터 구매하여 소비자 또는 중간 도매인에게 판매하였다. 물론 자기의 여행목적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공급자 입장에서는 시장개척 또는 상품홍보 성격으로 매우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물품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엄밀한 의미에서 거래의 초과 이윤을 얻은 것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어쨌거나, 어릴 때부터 공부 열심히 하여 좋은 학교 가고, 좋은 직장 구하여 오랫동안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교육을 받아온 나에게는 아주 신선한 자극이 되는 책이었다. 이민을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가졌던 직업을 바꿀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다. 꼭 이민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평생동안 여러개의 직업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 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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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2. 11. 5. 03:50

광해, 왕이 된 남자

 
 
 
솔직히 광해군, 연산군, 영창대군 그리고 인목대비 등등 이런 단어들은 나를 지겹게 만든다.
그 역사속의 인물들을 좋아하거나 싫어 해서가 아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을 소재로 한 소설,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수도 없이 접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찬란한 역사가 반만년이나 되는 대한민국의 장구한 역사에 그리도 역사소설이나 드라마의 소재가 빈곤한 것인가?
물론 최근 들어서는 고구려나 삼국시대 이전을 소재로 한 드리마가 많이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어쨌거나 '광해군' 이런 제목의 소설이나 영화는 나의 이목을 전혀 끌지 못하였다.
근데 이 소설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가 천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하고 있으며, 미국 각지에서도 영화가 상영된다고 하길래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책을 잡게 되었다.
 
이야기의 대강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림들의 권력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혼란이 극에 달했던 광해군 8년, 서인과 소북 세력의 견제와 독살 위협에 점점 난폭해져 가던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과 똑같이 닮은 자를 찾아오라는 밀명을 내린다.
기방에서 광대놀음으로 돈을 벌던 ‘하선’을 찾아낸 허균은 외모는 물론 목소리까지 놀랍도록 닮은 하선을 왕에게 데려간다.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동안 왕의 대역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설로 구성한 것이다.
 
설정자체가 그러니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고, 모티브나 등장인물들을 차용한 팩션이다.
물론 소설속의 대동법이라든지 호패법 그리고 당파싸움 등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사실 소설읽기를 마치고 나서도 왜 이 소설/영화가 천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이유를 짐작은 할 수 있었다.
내용이 감동적이거나 재미있었다기보다는 이 소설/영화를 받아들이는 한국의 작금의 상황이 내겐 더욱 흥미로웠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곧 대선이 있고, 정치지도자들은 무릇 이렇게 하여야 한다는 많은 논의들이 있는 시점이다.
 
사실 정치라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느냐는 것일게다.
한국의 이번 대선에서는 '복지'가 화두가 되는 모양이다.
한편에서는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보편적 복지'를 실시할 예산이 없다고 그러면서 이건희 회장의 손자까지 정부에서 밥을 먹여야 하느냐고 하고, 그 반대편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는데, 그 손자가 만일 공립학교에 다닌다면 밥좀 먹여줘도 되는 것 아니냐고 한다. 
둘다 맞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들어가면 또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이다.
이처럼 각자 자신의 입장차이에 따라 다른 목소리가 나올수 밖에 없다. 또 그것이 정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해보기도 하다가, 안되면 저렇게 또 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 소설의 큰 이야기 틀중의 하나가 '왕이 백성들의 삶은 먼저 생각하지 않고, 왕권유지나 신료들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구상에만 골몰하였다.'는 것이데.
만일 왕에게 직접 물어보았다면, 왕은 자신이 건재해야만이 국가안위가 보장되고 더불어 백성들도 편한 삶을 살수 있었다고 대답할 것이 분명하다. 어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근데 그게 정답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튼 다양화, 다원화 되어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자신이 옳으니 무조건 믿고 따르라라는 지도자보다는. 민초들의 소리에 한번 더 귀를 기울이며 다양한 욕구들을 잘 조정해주는 그런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다시 일깨워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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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2. 9. 12. 06:45

흑산

 

이 소설은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와 관련하여 그 시대를 살아간 지식인과 민초들의 삶을 담고 있다.

내용은 크게 기꺼이 죽음을 선택한 정약종, 유배형을 받은 정약전과  정약용 그리고 그  형제들의 조카 사위인 황사영과 같은 지식인의 삶과 단지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했던 뱃사공, 마부, 주모 등등의 민초들의 삶과 생각들이 크게 대비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흑산도로 유배되어 간 정약전이 이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 바다는 이 세상 모든 물의 끝이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는데, 보이지 않는 그 너머에 있다는 흑산도는 믿기지 않았다. 바다는 인간이나 세상의 환란과는 사소한 관련도 없어 보였다. 밀고 써는 파도가 억겁의 시간을 철썩거렸으나, 억겁의 시간이 흘러도 스치고 지나간 시간의 자취는 거기에 남아 있지 않았다. 바다는 가득 차고 또 비어 있었다.

……저것이 바다로구나, 저 막막한 것이, 저 디딜 수 없는 것이…….

……마음은 본래 빈 것이어서 외물에 반응해도 아무런 흔적이 없다 하니, 바다에도 사람의 마음이 포개지는 것인가. "

 

천주학쟁이라는 이유로 심문을 받아 만신창이가 되어, 무안포구에서  유배지인 흑산도행 배를 기다리는 정약전.

세상사의 온갖 아귀다툼과는 전혀 무관한 듯이 철썩거리는 바다 앞에 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 잘 대비되어 나타난다. 

 

정약전하면 흑산도에 유배되어 그곳의 물고기의 생태를 쓴 '자산어보'를 남긴 실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소설을 통하여 시대의 큰 흐름 속에 휩쓸려 원하지 않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한 유학자의 허약함과 비루함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을 끈질김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약전은 '흑산'의 '검을 흑'은 너무나 무서우므로, 대신 '검을 자'를 써서 '자산'으로 대신하겠다고 창대에게 말하는데, 이'자'는 '흐리고 어둡고 깊다'라는 뜻 외에도 '지금, 여기'라는 뜻도 있으니, "너와 내가 지금 여기에 사는 섬은 곧 자산이다."라고 말한다.

그 의미는 '검을 흑'은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깊은 어둠(수렁)이지만,

'검을 자' 속에는  어둠 속에서도 희미한 빛이 있으니, 그래도 삶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서 물고기를 들여다보다가 죽은 유자儒者의 삶과 꿈, 희망과 좌절을 생각했다. 그 바다의 넓이와 거리가 내 생각을 가로막았고 나는 그 격절의 벽에 내 말들을 쏘아댔다. 새로운 삶을 증언하면서 죽임을 당한 자들이나 돌아서서 현세의 자리로 돌아온 자들이나, 누구도 삶을 단념할 수는 없다.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다만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나는 겨우, 조금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 작가의 '후기' 중에서

 

작가 특유의 인물들의 행동을 표현하는 시니컬한 말투와 함께

이 글을 쓰는 내내 흑산도, 남양 성모성지, 배론성지 같은 사학 죄인들의 유배지나 피 흘린 자리를 찾아 돌아다녔을 그 분주한 발걸음이 눈에 선하다.

작가의 손으로 되살아나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내는 인간들의 나약함과 치졸함 그리고 또 그 이상으로  어떤 고통도 감내하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가슴 졸이기도 하고  한숨짓기도 했던 시간이 새삼 가슴앓이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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