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모처럼 황동규님의 <즐거운 편지>를 소리 내어 읽어 봅니다.
처음 이 시를 본 날, 너무나 마음이 아릿해서 읽고 또 읽어 외워버렸던 시!
이 시는 그 마지막 연을 다 소리 읽어도
여전히 그 마음이 떠나지 않고 가슴에서 울림이 남는다.
나도 모르게 가슴앓이가 시작된다.
먼 풍경화 같은 이 시가 아프게 다가오는 시월...
'내가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0) | 2011.02.08 |
---|---|
눈이 온 아침 (0) | 2009.12.21 |
그리운 모국어의 속살 (0) | 2009.09.10 |
세상에서 가장 가슴 에리는 일!!! (5) | 2009.08.26 |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 (0) | 2009.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