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10. 16. 09:19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

 아침에 눈을 뜨거나 저녁에 잠들기 전에 뭇 생명들과 그대 안에 있는 생명에 대해 감사하라. 위대한 정령이 그대에게 준 많은 좋은 것들과, 날마다 조금씩 더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라.

 어제 그대가 한 행동과 생각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구하라. 다른 모든 생명체들에게 이로움이 될 일들을 찾으라.

 존중하라. 존중한다는 것은 누군가에 대해 또는 무엇인가에 대해 가치를 발견하고, 느낌을 갖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누군가의, 또는 무엇인가의 행복을 생각하고, 정중하고 사려깊게 대하는 것이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대하라. 특히 어른들과 부모, 교사,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들을 존경해야 한다. 누구도 당신에게 무시당해선 안 된다. 독약을 피하듯 다른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허락이나 서로의 이해 없이는 다른 사람의 것에 손대지 말라. 특히 성스럽게 여기는 물건을. 모든 이의 사생활을 존중하라.
누군가의 고요한 시간이나 개인적인 공간을 방해하지 말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는 지나가지 말라. 누군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끼어들지 말라.

 언제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라. 특히 어른들이나 처음 대하는 사람. 특별히 존경심을 표시해야 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그가 그 자리에 있든 없든, 절대로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말라.

 대지와 대지가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을 그대의 어머니로 여기라. 광물 세계, 식물 세계, 동물 세계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 어머니 대지를 더럽히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 지혜를 갖고 어머니 대지를 보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가진 믿음과 종교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라.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들으라. 설령 그가 하는 말이 무가치하게 느껴질지라도, 마음을 담아서 들으라.

 부족 회의에 모인 사람들의 지혜를 존중하라. 부족 회의에서 그대가 한 가지 생각을 내놓으면, 이미 그것은 그대의 것이 아니다. 부족 전체의 것이 된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그대의 견해만을 내세워선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진실되고 좋은 것일 때, 그것이 그대가 내놓은 생각과 많이 다를지라도 기꺼이 그것을 지지해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만날 때 진리의 불꽃이 일어난다.

 일단 부족 회의에서 어떤 것이 결정되면, 뒤에 가서 그것에 대해 반대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결정이 내려졌다면, 적당한 시기가 되었을 때 모두가 그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한결같이 진실되어야 한다.
 
 그대의 집에 찾아온 손님을 언제나 반갑고 진실되게 대하라. 그대가 가진 가장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가장 좋은 담요와 가장 좋은 공간을 내주어라.

 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인류 전체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인류 전체를 존중하는 것과 같다.

 낯선 사람과 외지에서 온 사람들을 한 가족처럼 사랑으로 맞이하라.

 세상의 모든 종족들과 부족들은 하나의 들판에서 피어난 서로 다른 색깔의 꽃들과 같다. 모두가 아름답다. 위대한 정령의 자식들로서 모두가 존중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고, 가족과 공동체와 국가와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가장 큰 목적이다. 그대 자신을 개인적인 일로만 채우느라 가장 중요한 대화를 잊어선 안 된다. 진정한 행복은 남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칠 때 찾아온다.

 모든 일에 있어 절제와 조화를 중요시 여기라. 삶에서 그대를 행복으로 이끄는 것과, 그대를 파괴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삶의 지혜다.

 그대의 마음이 안내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를 따르라. 여러 가지 형태로 찾아오는 해답에 마음을 열어 두라. 해답은 기도를 통해, 꿈을 통해, 또는 홀로 고요히 있는 시간을 통해서도 올 수 있다. 지혜로운 어른들과 친구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도 그것은 찾아온다.

          ----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 모음집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중에서



---1994년 10월호 <인터트라이벌 타임스>에 실린 이 글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도덕관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문장 한 문장을 적어 보았습니다. 
오늘 저는 '단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다면 반대하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결정이 내려졌다면 적당한 시기에 모두가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말이 크게 다가옵니다. 
모두가 깨닫고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기! 
참으로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말이지만, 그래야 또 진정으로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야마 도모히로가 쓴 책이다.
참고로 그는 재일교포 1세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현재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컬럼니스트이다. 

그는 일본인 특유의 관점과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일본인들도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종교에 대한 그의 시각때문이다.
비교적 객관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사실 뉴욕은 이제 미국인만의 도시가 아니다. 전세계의 경제와 문화수도라고 일컬어지는 곳이다.
그렇긴 하지만, 미국인의 절반이 뉴욕이 어디에 불어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무슨 대수라고.
하지만 이 책은 미국인의 부족한 지리 상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정치, 경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미국인이 아닌 저자가 볼 때에는 너무나도 답답한 미국인의 현실과 역사인식에 대한 불만을 잘 정리하였다.

미국의 국민적인 토크쇼 The Tonight Show에서 가장 재미있는 코너는 역시 '제이 워킹'. 진행자가 직접 거리로 나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초등학교 수준의 질문을 한다.

"맨 처음 올림픽이 열린 나라는 어디일까요?"
 "미국?"

"세계대전은 지금까지 몇 번 발생하였을까요?"
"세 번?"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하였다는 노인의 대답이다.

"히로시마, 나가사끼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요?"
"유도?"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은 이겼을까요, 졌을까요?"
"네? 물론 우리가 이겼죠!... 그런데 베트남 전쟁을 일으킨 게 미국이었나요?"

이쯤 되면 역사를 논하기 이전의 문제가 아닌가?

"9.11 테러를 일으킨 범인의 종교는 무엇일까요?"
"힌두교!"

"알카에다란 무엇일까요?"
"이스라엘의 테러리스트!"

- 책속에서

아는 분중에 이민 1.5세대인 부인이 있다. 
성장기를 대도시가 아닌 중서부에서 보낸 탓에 전형적인 미국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상당히 건전한 사고를 소유하고 있고, 독실한 크리스챤이기도 하다.
지난번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때였다.
그 부인은 무조건 공화당을 지지한단다.
이곳 뉴저지는 사실 민주당이 인기가 많다. 아이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공공연히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하는 곳이다. 더구나 우리같은 이민자들은 진보적인 노선을 견지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이라크 전으로 인기가 땅에 떨어질만큼 떨어진 부시와 공화당의 인기를 감안할 때, 그 부인이 스스럼 없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였을때 나는 내심 놀라기도 하였다. 물론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는 완전히 본인 자유이긴 하지만.  
  
"왜... 공화당을 지지하나요?"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화당 후보는 낙태를 허용하지 않잖아요?"

다른 더 이상의 논쟁도 필요없다. 
부시가 아무리 전쟁 미치광이었고, 금융위기로 경제가 쑥대밭이 되었건 말았건, 그녀의 의견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렇지, 낙태를 허용하느냐 않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겠군'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그보다 더 크다면 큰 문제들을 전혀 고려해 볼려고도 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가 사실 많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종교 문제를 떠나서,
낙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귀한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면 이미 태어난 인간들을 아무런 이유없이 그렇게 살상하는 것(예를 들면 이라크 공습)에 대하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묻고 싶었다.    

그렇다. 여기는 미국이다.
다양한 문화를 가진, 다양한 인종이, 다양한 가치관을 추구하는 것을 가장 큰 자랑으로 내세우는 나라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여 주는 것이 그 시작이 아니겠는가?

내가 미국에 처음 왔을때, 지금부터 10년도 넘은 이야기이다.
아주 인상적인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미국인들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상대방이 현재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믿는 비율이 75%를 넘는다는 기사였다.
그러면 우리 한국사람은?  나는 반문해 보았다. (특히 지금의 한국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_-;)
사실 우리는 이야기하면서 조금 과장되게 말하거나,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거짓말은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있다. (나만 그런감?)  
그러나 지금까지의 미국을 지탱하여 준 가장 큰 가치관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여러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어울려 살고 있는  미국이므로, 상대방이 거짓말을 해도 사실 확인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Liar 라는 말은 아주 심한 욕이다.
한데, 지금 다시 설문 조사를 해보면 상대방이 진실을 말한다고 믿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특히 정치인에 대해서는...  

저자는 뉴욕의 좌표가 정확히 어디라고 생각하였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 위치가 지금 많은 미국사람들(우리를 포함해서)이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그곳은 정말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듯하다.

우리도 여기가 잠깐 머물다 갈 곳이 아니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서 그 내용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한번쯤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속의 구절을 하나 더 소개하면,  
        
"미국이 툭 하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지리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여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은 전체인구의 20퍼센트, 나머지 80퍼센트는 다른 나라에 관심이 없다. 그들이 외국 땅을 밟는 것은 총을 들고 쳐들어갈 때뿐이다.

- 책속에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모처럼 황동규님의 <즐거운 편지>를 소리 내어 읽어 봅니다.
처음 이 시를 본 날, 너무나 마음이 아릿해서 읽고 또 읽어 외워버렸던 시!

이 시는 그 마지막 연을 다 소리 읽어도 
여전히 그 마음이 떠나지 않고 가슴에서 울림이 남는다.

나도 모르게 가슴앓이가 시작된다.
먼 풍경화 같은 이 시가 아프게 다가오는 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