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10. 30. 04:55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


THE BIG PICTURE

미국태생이지만, 프랑스에서 더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다.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는 프랑스어판 제목이다.
이 제목으로 영화도 제작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의 대강 줄거리는,
뉴욕의 잘 나가는 변호사 '벤'은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서, 집안 배경으로 맨하탄에 있는 잘나가는 로펌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원래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가정 생활의 문제가 발생되기 쉬운 법.
그의 아내 '베스'와 바람을 피운 사진작가 '게리'를 우연히 살해하게 된 주인공은 고민끝에 자기자신을 죽은 것으로 처리하고, '게리'의 삶을 대신 살기로 한다. 다행히 그도 젊은 시절의 꿈이 사진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와이오밍 주의 소도시로 흘러 들어간 그는, 젊은 날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사진작가로서의 재능을 발휘하며 명성을 쌓게된다. 하지만 너무 유명해지면서 문제가 하나둘 생기게 되는데...
소설의 구체적 내용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기로 하자. 이책을 후일 읽을 독자들을 위하여.

이 책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어렵지 않은 이야기인데다, 미국의 지리에 대하여 어느 정도 지식이 있으면 한결 현실감있게 읽을 수 있다.
추리 소설 기법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세밀한 심리와 장면에 대한 묘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핵심내용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너무나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그런데 제목이 왜 BIG PICTURE인지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처럼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이민자가 아니라도 마찬가지일지 모르지만)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왜 이렇게 살았는지? 왜 이렇게 살아야만 했는지? 하는 자문들을 하게된다.
물론 그 답은 잘 떠오르지 않고.

그러면 지금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새로운 삶을 자신의 꿈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근데 그 답도 신통찮다.

만일 누군가가 "그렇다.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열심히 할 것이고 잘 해낼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진짜로 행운아이다.

왜냐?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자기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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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10. 8. 23:56

우리 자신을 잘 보살펴야 하는 이유...

"Life is Beautiful!"
인생은 아름다워! 
내가 요즘 보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드라마의 제목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을 볼 때마다, 나는 쓸쓸함을 느낀다.
인생이 아름답고 달콤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짬짬이 지루하고, 막막하고 그리고 자주 초라함을 맛보게 된다.
애써 아름다움과 사랑이란 단어로 위안도 해 보지만...
늘 보상을 받는 건 아닌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 드라마에서 중년의 부부가 점점 치매기가 보여지는 아버지를 걱정하며 나누는 말.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도 있겠지.  당신은 괜찮을 것 같은 데 내가 걱정이야."
그러자 아내가 말한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된다면 나 혼자 당신을 데리고 먼 곳으로 가서  살거야. 자식들에게 짐지우지 않고... "
"그렇지만 만약 내가 그렇게 되면 당신이 나를 그렇게 보살펴 줘."

자신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랴!
드라마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이 장면이 아직도 남아 있으니...
나도 나이가 제법 들었나 보다.  ^^

오늘 책을 뒤적이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보게 되었다.
오래 전 고전 명작이다고 해서 이 책도 읽었던 것 같다.
여러 페이지들을 순서없이 읽다 다음 글이 눈에 들어온 것은
아마도 요즘 나의 이런 생각들 때문이지 싶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 이런 글도 있었나 ???)


한쪽에는 우리가 이미 살아온 날들이 쌓여가고
다른 쪽에는 남은 날들이 녹아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오래 살지는 모르지만 언제까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고,
그 일들이 세속적인지 신성한지 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한다.

이성이 떠나기 시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숨을 쉬고 먹고 상상하고 욕망하는 능력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성이 없으면 인간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며,
감각의 증거를 판단하지 못하고,
언제 세상을 하직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지력이 요구되는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 자신을 잘 보살펴야 하는 이유는 하루하루 죽을 날이 가까워지기 때문이 아니라
죽음이 우리를 데려가기 전에 먼저 정신적인 능력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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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9. 29. 19:00

정의란 무엇인가?



하바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이 저술한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히 넘어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새삼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의에 입각하여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이 진정한 정의(Justice)인가?  그 정의(Justice)의 정의(Definition)가 불분명하다면 우리의 판단기준도 따라서 흐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전에 대학 다닐때, 신입생 설문조사 문항에 '왜 대학에 진학하였습니까?'라는 것이 있었다.
실제 본심은 어떠하였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자아실현, 가치관의 확립 등에 답을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것이 지금 돌이켜보면 까마득한 옛날인데, 아직도 살아가는 가치관의 기준이 되어야 할 Justice의 개념정립조차 되어있지 않았구나 하는 것을 스스로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저 앞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속도로 다섯 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기에(이 생각이 옳다고 가정하자.) 필사적인 심정이 된다.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한 명이다.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돌려! 죄 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목숨을 구하는 행위는 정당해 보인다.

이제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다.(이번에는 비상 철로가 없다.)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철로 끝에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전차가 인부 다섯 명을 들이받기 직전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 무력감을 느끼다가 문득 당신 옆에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당신은 그 사람을 밀어서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인부 다섯 명은 목숨을 건질 것이다.(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 생각도 했지만, 전차를 멈추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다.)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철로로 미는 행위가 옳은 일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연히 옳지 않지.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건 아주 몹쓸 짓이야.”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비록 죄 없는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찍한 짓 같다. 그러나 여기서 애매한 도덕적 문제가 생긴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첫 번째 예에서는 옳은 것 같았던 원칙이 왜 두 번째 예에서는 잘못된 원칙으로 보일까?            < 책속에서 >

이와 유사한 여러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독자들이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사실 저자도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들이다. 많은 것들이 본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따라 판단되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떠한 사물이나 사건의 양면성, 다면성은 때로 우리를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문제에 부닥치면 그것을 정면돌파하는 것보다 회피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형태라도 의사결정을 하여야만 하는 것이다. 때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것이 또 다른 의사결정이 되듯이.

그러니 때로는 곰곰히 생각해 볼일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판단기준에 따라 살아왔고, 또 앞으로 살아 나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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