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생각


            -램  P. 바르마

(……)

이제 위대한 새해의 시작이다.

새로운 지혜가 꽃피고 자라기 시작한다.

천상지복의 새로운 비밀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를 맞기 위해 그대는 스스로를 크게 키운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그대가 숭고한 이유이다.

이 찬란한 천상의 복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주의 지혜를 깨닫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신묘년 새해를 맞이하여 회원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이제 올해로 저희 북하나닷컴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벌써 3년째입니다.
그 동안 북하나닷컴 회원으로  함께 해 주셨던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메일로, 전화로 저희 서비스에 대해서 격려를 보내 주셨던 분들이 계셨기에 힘든 가운데도 보람을 느끼며 계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여러 시행 착오들을 겪어 나가고 있지만, 한 해 한 해 더 나아지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시인의 말처럼 '위대한 새해'가 시작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크게 키운 자는 '천상의 복'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합니다.
스스로를 크게 키운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요?
장영희님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라는 책에서, 스스로를 크게 키운다는 것은 마음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 ...생명에 감사할 줄 알고, 세상의 치졸함과 악을 뛰어넘을 줄 알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삶의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고. 아, 그리고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내 마음속의 위대함을 깨닫는 일..." 이라고.

이제 '천상의 복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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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12. 16. 05:44

여행자를 위한 서시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밭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류시화님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날이 밝았느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이 한 구절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시린 날들이 있었다.
떠나지 못한 자의 위안으로 삼으며, 이 책을 읽어가던 시간이 있었다.
97년에 이 책이 처음 나왔으니, 벌써 13년이 되었다.
새 책을 구입해 읽으니, 새삼 그때의 가슴앓이가 느껴진다.

이 책의 여행지인 인도와는 완전히 다른 문명 세상에 사는 지금,
그곳은 여전히 가보지 못한 꿈 속의 하늘 호수이다.

인도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날의 일상에 쫓겨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등짝에 지워진 삶의 무게가 좀은 가볍게 느껴지게 될 지도 모르겠다. ^^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12. 10. 00:24

스님의 주례사





법륜스님의 글모음이다.
특히 기독교가 대세를 장악하고 있는 이곳 미국에서 '스님의 주례사'라는 제목을 대하니 자못 신선한 느낌이 든다.
스님이나 신부님이나 독신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의 주례사라고 해봤자 서로 양보하고 사랑하며 살아라 이런 얘긴 아니겠는가? 그것은 한국의 예식장에서 당일 아르바이트로 고용되는 주례도 그렇게 얘기할 것은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주례사라는 것이 그렇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한 커플에게, 앞으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올지 모를 그런 얘기들을 주례를 맡으신 분은 정말 열성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전문 주례가 아닌 사람들은 미리 연습까지 몇번 해가면서.

하지만 그 얘기들의 무게와 진중함이 그날의 신랑신부들에게 얼마나 전달이 될까?
세상의 이치란 아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것만큼 들리는 것이다.
우리가 깐소네나 샹송을 들으면서 그 가사내용에 눈물 흘리며 감동받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근데 영어로 된 팝송을 들으면 가끔 그럴때도 있다. 그나마 영어니까 조금 알아듣는다고 그런 것 일게다.

주례 선생님이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해서가 아니다.
단지 말과 단어들에 대한 컨셉이 주례 선생님과 그날의 신랑·신부가 조금 다를 뿐이다.
혹시 그런 기억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혼식날 신랑·신부의 부모님들이 주례 선생님의 주례사에 더욱 감명받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주례선생님과 연배가 비슷한 분들이 가질 수 있는 공감대인 것이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결혼이 서로를 속박하지 않게 된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나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된다.'

- 책속에서

이 책은 법륜 스님의 구어체 문장이 읽는 이를 편하게 해준다.
마치 절간의 마루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주고 받는 느낌처럼.
주례사라고 해서 엄격하거나 거창하게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물론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라 이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그것이 잘 안될때가 있다.
자신 때문에 그럴때도 있고, 상대방 때문에 아니면 자식 때문에 등등...
이럴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거기에 대한 해답을 나름대로 시원하게 제시한다.
그 답이 얼마나 현실적인 것이 될 것인가는 독자들의 몫인것 같다.

바쁘게 살다보면 너무나 기본적인 것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상화된 결혼생활과 가족들과의 나날.
한번쯤은 그 일상성에 쉼표 하나 찍고,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나의 결혼생활도 이제 4반세기를 맞이한다.
이제야 우리 주례 선생님의 그날 그 얘기들이 아하 그 얘기였구나 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