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1. 6. 17. 01:28

와일드 소울 (Wild Soul)

 


Wild Soul !
자연 그대로의 영혼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거친 영혼을 일컫는 것인지? 어쩌면 둘다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거창한 책 제목과는 달리 일단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전 2권을 단숨에 읽게 된다.
특히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이민 정책에서 빚어졌던 역사의 뒤안길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소위 기민(棄民)정책의 실상을 어느정도 짐작하게 한다. 

한국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하에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사할린으로 만주 등지로 강제 이주를 당한 적이 있다.
이러한 일본의 이민정책이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하여서도 이루어졌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패전이후 극심한 식량난 및 어려운 경제상황때문이었다고는 하지만
허위 과장광고를 통하여, 사람이 생존하기조차 어려운 아마존 밀림지대로 자국민들을 이주시킨 것이다.
물론 본인들의 자원에 의하여 실시된 이민이긴 하지만, 정부의 거짓 정보에 속아서 그곳으로 내버려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일본은 섬나라이다.
많은 국민들을 먹여 살리기에 식량이 부족할 경우, 한정된 토지자원을 가진 일본에서 획기적인 식량증산을 하기는 어렵다.
결국 '공급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니, 수요를 줄여버리자'(?) 이런 발상이었던 것인가?

책 자체의 내용은 그러한 역사사실을 배경으로 하여 추리 소설 형태로 씌여졌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일본 소설 특유의 짜맞추기식 이야기가 간혹 거슬리기도 하지만 추리소설의 원칙인 인과관계를 위한 설정일 뿐이다.    

작가 이력이 특이하여 옮겨본다.

가키네 료스케 :

1966년 나가사키 현에서 태어났다. 쓰쿠바 대학을 졸업하고 광고 대행사, 여행사 등에서 근무했으며,
수영과 드라이브,
앵글로색슨계 나라를 제외한 해외여행이 취미다.
2000년 <오전 3시의 수탉>으로 제 17회 산토리 미스테리 대상과 독자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04년 발표한 <와일드 소울>은 두 달간의 남미 취재와 1년의 집필기간을 거쳐 나온 초대형 작품이다.


이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여름이다.
시원한 수박 한 통과 함께 읽으면 시간이 절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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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1. 6. 3. 04:48

4001



책을 다읽고 난 다음의 뒷맛이 씁쓸하다.
사람들은 다 제각각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마련이지만,
이 책의 작자가 주장하는 논조는 참 수긍하기가 어렵다.

작자 신정아는 한때, 대한민국을 학력위조사건으로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박사학위증을 위조한 것이 아니고,
많은 남들이 하는 것처럼, 대리 출석에다 대리 논문을 통하여 받은 것인데,
세상이 자기를 너무 몰아친다고 항변한다.
쯥...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사실 내가 이 책을 읽기전만해도,
언론에서 작자의 신상털기, 그리고 누드사진까지 너무 심하게 몰아부친다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학력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현장에서 보여준 실력이 있었으니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보면 학력제일주의 세상을 향해서 일침을 가한 사건이 되겠구먼이라고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일반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되지않는 것이 계속된다. 

“사람들은 나 스스로 학력을 위조했건 결과적으로 위조한 것이 되었건 다 똑같은 것 아니냐고 보겠지만, 내게 그것은 나의 양심, 나의 마지막 도덕심이 걸린 문제이다. 법적으로는 여전히 나를 범죄자라 불러도 이제는 아무 상관이 없다. 1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겪으면서, 나는 내게 내려진 형벌을 논문 대필에 대한 대가로 생각하고 뼈저린 반성을 하며 고통을 참았다. 아무런 심각성도 없이 그저 편하게 세상을 살려고 한 것이 범죄가 될 수 있고, 내가 그런 범죄자라는 것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이자 아픔이었다.”   < 책속에서>

본인이 자랑으로 얘기한 것인지 아닌지 아직도 헷갈리는 대목 하나.
금호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근무할 때, 월급 칠십칠만오천원을 받았다고 하는 것인데,
그 정도의 월급을 받고도 BMW를 타고 다닐 수 있었다는 얘기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원래 집안에 돈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자리는 원래 부수입이 많이 생기는 것인지?

책속의 내용이 어느만큼이 사실인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보통사람들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이 책으로 인하여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된 사람은 여럿이다.
정운찬 전총리, 변양균 전실장 그리고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명된 기자들 등등...

말과 글로써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여럿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 책이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러 밖으로 나가서 시원한 바람이라도 쏘여야겠다.




   
 
소소한 일상... | Posted by Book Hana 2011. 5. 13. 23:14

민들레가 미워요 !


따뜻한 봄햇살이
살랑살랑 떠다니는 요즘.
한가해지려는 내 마음을 괴롭히는게 있으니,
바로
민*들* 레!

하루 외출했다 돌아와 보면
성큼성큼 자라나 있는 새싹들을 보며,
금방 기분이 벙긋하다가도
잔디밭에 환하게 삐죽 솟아난 민들레는
요즘 내게 큰 골치덩어리다.

한땐 '민들레 홀씨되어'란 노래도 좋아하면서
마냥 민들레 홀씨가 널리널리 퍼지기만 바랬던 적도 있었는데...

우리집 잔디밭에 솟아난 민들레를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나!

민들레 뽑기를 포기하고, 책을 드니
내 눈에 들어오는 글 하나...
에구머니 ㅉㅉㅉ


김선옥 시인의 <민들레가 웃고 있네> 입니다. ^^


민들레가 웃고 있네

                - 공 선옥


민들레가 웃고 있네.

밭둑 담벼락 길바닥 언덕
가리지 않고
땅에 온몸을 바싹 붙이고서

아기 얼굴 닮은
동그란 얼굴로 곱게 피어나
샛노란 봄 가루를 너울너울
온 천지에 날려 보내네.

앙증맞은 꽃 이파리에
봄이 퍼질러 앉아
함박웃음을 마구 흘려 대네.

온 땅이 웃어 대네.
온 하늘이 웃어 대네.
해님도 웃고 있네.
민들레도 행복에 겨워 웃네.



저는 울고 싶은 봄입니다.
'호미를 꺼내 들어야 하나...'
보기 좋은 풍경이 제겐 노동으로 돌아오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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