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2. 7. 11. 02:16

독서 예찬

책은 생물이다.

책을 사랑하고 그것에 빠지는 것은 일종의 연애다.

연애와 마찬가지로 읽는 즐거움은 도취에서 비롯한다.

사랑하는 이가 고난을 견디게 하는 힘과 원기와 신념을 주듯 책도 마찬가지다.

책은 절망에서 일어설 수 있게 하며, 꿈을 키우게 한다.

책읽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내 영혼의 키를 키운 것은 책이다.

.

.

.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이미 씌어진 책들과 아직 씌어지지 않은 책들.

혹은 내가 읽은 책들과 아직 읽지 않은 책들. ^^

 

     - 장석주님의 <그 많은 느림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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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2. 6. 6. 06:44

은교

 

작가 박범신氏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설 '은교'가 최근 베스트셀러로 주목받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하다고 한 기사를 읽었다.

사실 소설이 발표된 것은 몇 해전이다 보니, 소설 그 자체가 유명해졌다기보다는 최근 이 소설이 영화화 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70세의 노작가 이적요와 30대 초반의 그의 제자 서지우 그리고 17살의 소녀 은교, 이 세사람 사이의 사랑(?) 그리고 미움을 동반한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묘사 소설이다.

특별하게 주목을 끄는 스토리의 반전같은 것은 없지만, 서로간의 밀고 당기는 심리 묘사가 아주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작가 박범신의 필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글이다.

영화홍보에서는  70 노인과 17세 어린 소녀의 사랑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데, 실제 소설속에서는 육체적인 사랑이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자못 실망할 수도 있겠다. 사랑이야기이긴 한데, 심리묘사에 많은 시귀들이 동원되어, 맘다잡고 읽지 않으면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  

아, 나는 은교를 사랑했다.

 

주인공 이적요시인이 탄식처럼 뱉은 마지막 말, 꺼내어 차마 뱉지 못한 말이다.

세상적인 나이도 육체도 그 모든 것을 넘어서, 가장 내밀하고 솔직한 자신의 욕망은 그것이었다.

기꺼이 죽음을 앞당긴 주인공 이적요는 열일곱 은교를 사랑했노라고,

그것은 다름아닌 '사랑'이었노라고 유작 노트에 적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근원을 흐르는 단어는 '갈망'이라고 한다.

차마 이룰 수 없는 꿈이기에 더 절실하고, 그래서 더 목이 타들어가는 '갈망'

죽음을 앞두고  껍질만 남아 퍼석거리는 주인공에게 갑자기 나타나 펄떡 거리는 싱싱함을 보여주는 열일곱 '은교'는 '갈망' 그 자체다. 다시는 되돌이킬 수 없는 젊음이기에 갈망이다. 

누구에게나, 가질 수 없는 것이기에 더 미치게 하는 '갈망'이 있다는 것은 곧 살아있음의 증거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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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대개의 잠언집 들이 그렇듯이 좋은 얘기들이 책속에 많이 실려있다.

그런데 책들을 읽다보면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성인군자같은 얘기만 늘어놓은 책을 읽다보면, 나중에는 말이 그말 같고 해서 감흥이 점차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책은 다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침대에서 잠이 때까지 읽다가 잠이오면 머리맡에 두고 싶은 책이 바로 이책이다.

어떤 책들은 줄거리의 전개로 인하여 꿈자리가 시끄럽지 않을까하는 걱정 되는 책도지만, 책은 잠들기 전에 자리끼로 가져다 놓은 시원하지만 차갑지는 않은 한잔을 마시는 같은 느낌을 준다.

글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한꺼번에 읽기가 아까워서 며칠을 나누어 읽었다.

 

작가의 이력도 특이하다.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그리고 영화공부를 위해 UC버클리대로 왔다가, 하버드와 프린스턴에서 비교종교학으로 , 박사를 취득하였다고 한다. 하버드에 재학중에 뜻한 바가 있어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받고 출가한다. 하지만 산속의 절로 들어가는 대신에 대학교수(메사추세츠주 햄프셔대) 재직한다.

 

이국생활에서 한국말에 대한 갈증이 그가 트위터에 열중하게 이유라고 하는데, 지금은 가장 영향력 있는 트위터리언으로 꼽힌다고 한다.

 

  
좋은 음악도 계속 들으면 질려요
.
하지만 잊을 만했을 또다시 들으면 좋습니다
.
이것은 음악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나와 음악과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
이처럼 사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고

사람과 나와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
-
관계의 중에서


무조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닌 같아요
.
모든 일이 자기 원하는 대로 쉽게 되면

게을러지고 교만해지며, 노력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 어려움도 모르게 됩니다
.
어쩌면 지금 내가 겪는 어려움은

삶의 가르침일지 모릅니다
.
-
미래의 중에서


운전을 못하는 사람은

운전 중에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습니다
.
대화를 못하는 사람은

대화 중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브레이크를 자주 겁니다
.
-
인생의 중에서


좋은 인연이란
?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닌

끝이 좋은 인연입니다
.
시작은 나와 상관없이 시작되었어도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는

자신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
-
사랑의 중에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 중에는 모릅니다
.
먹고 일어나야

얼마나 과식했는지 비로소 알게 돼요
.
수행은 순간순간 깨어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
먹는 순간 바로 아는 사람은 수행을 많이 사람입니다
.
-
수행의 중에서

 

< 책속에서 >

 

 

이상의 많은 좋은 글들 중에 아직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세상살이가 너무 힘들고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하나요? 라는 질문에

작가의 답은,

 

존버정신으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존버정신이라……  존나게 버티는 정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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