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8. 22. 11:43

소리 내어 웃고 싶을 때 보는 책!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중간보스.
어느 날부턴가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하마 같은 덩치를 지닌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사계절 내내 핫팬츠 차림으로 나다니는 '엽기 간호사' 마유미!
이들 못 말리는 황금 콤비의 특급 처방은?

 "자, 입 다물고 주사부터 한 대 맞자구!"

위에 글은 책 표지에 쓰여져 있는 출판사 서평이다.
'흐음~ 뭐 좀 웃기는 책인가보다' 하고 읽어 봐야지하곤 미루어 둔 책이었는데, 
딸내미가 오랫만에 '크큭' 웃으며 봤다고 하길래, 얼른 집어들었다. 

집에 있자니 너무 무더워서 , 피서 삼아 아이들과 함께 반스앤노블 서점에 갔다.
이 책을 가지고 ...

마침 저녁 무렵이라 책방 안은 조용...모두 고개 숙이고 책을 읽고 있다.     
근데, 나도 모르게 '커엌  ㅋㅋㅋ'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 정말 교양 있게 책 봐야 하는데…… '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ㅎㅎㅎ...

갑자기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오남매가 한참 자라던 시절, 동네 만화방에서 만화를 빌려 오면 다같이 돌려 읽곤 했었는데,
어쩌다 내가 먼저 집어든 책이 조금 재미없어지면, 일부러 소리내어 웃곤 했다.
왜냐, 순진한 내 동생들이 먼저 자기가 보던 책을 주면서 내걸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실, 재미없다고 바꾸자고 하면 아무리  내가 넘버원이라 하더라도 잘 안바꿔준다.
게다가 쫌 폼나지도 않고...

'아이 참, 경쟁자도 없으니 조용히, 천천히 봐도 되는구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길 없다. 
 
만약, 여기가 한국 책방이나 도서관 같은 데였다면, 틀림없이 누가 내게 말걸었을꺼다.
아니면, 못마땅한 눈초리로 째려 보거나.
아, 그런데 여기 미국 사람들 속은 몰라도, 겉으로는 너무 교양있게 모르는 척한다.
한 마디 물어보면 좋으련만...
너무 웃겨서 같이 보여주며 웃고 싶건만...쯔쯥ㅉㅉㅉ
한국말을 알 리도 없고...

오늘은 책 내용 이야기는 안하고 싶다.
왜냐면, 직접 읽어봐야 느끼게 되니까. ㅋㅋㅋ...
나는 특히 뾰족한 것만 보면 식은 땀을 흘리며 맥을 못추는 야쿠자 이야기가 재밌었다.
밥을 먹는데 식탁에 오르는 도구는 둥그스럼한 숟가락 뿐이다.
증세가 어느 정돈지는 말이 필요없다. ㅎㅎㅎ

일본 사람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이영미씨가 우리말로 정말 맛깔스럽게 잘 번역했다.
번역한 사람이 정말 고맙게 느껴진다.
                                                                                

책명: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펴낸이 : 탄줘잉

먼 훗날, 후회하지 않을 삶을 위하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복을 위하여 지금 당장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


고난과 반갑게 악수하기

딸이 아버지에게 하소연했다. 
사는 게 너무나 힘들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며 다 포기해버리고 싶다고 했다.

딸은 한 달 전 남편과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벌였다.
남편은 불만을 터뜨리며 결국 짐을 꾸려 집을 나가버렸다.

아이의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일주일째 무단결석 중이라는 것이었다. 
딸은 세상사에 신물이 났지만 아이를 겨우 설득해 학교에 데리고 갔다. 
그런데 일이 생겨버렸다.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쓸 만한 것들을 죄다 훔쳐갔다.
경찰이 출동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아이의 학교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친구와 다투다가 계단에서 친구를 밀어 다치게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딸의 생활은 골칫거리의 연속이었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아버지는 오랜 경력의 주방장이었다.
아버지는 딸의 불만을 잠자코 듣고 있다가 그녀를 데리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먼저 큰 솥에 물을 넣고 팔팔 끓였다.
그러더니 홍당무를 끓는 물에 넣었다.
그 다음에는 계란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커피 원두를 곱게 갈아 집어넣었다.

그는 그 세 가지를 계속해서 끓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딸은 아버지에게 이유를 묻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손놀림이 진지한 것을 보고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20분이 지나자 아버지는 불을 껐다.
먼저 홍당무를 꺼내 그릇에 담았다.
계란을 꺼내 또 따른 그릇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잔에 따랐다.
그런 다음 비로소 몸을 돌려 딸에게 물었다.

"얘야, 지금 뭘 봤니?"
"홍당무랑 계란 그리고 커피요."

아버지는 딸을 손짓해 부르더니 홍당무를 만져보라고 했다.
홍당무는 아주 부드러웠다.
아버지는 계란을 까보라고 했다.
딸은 계란 껍질을 벗기며 '그저 잘 삶아진 계란일 뿐인데'하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셔보라고 했다.
딸은 향기 짙은 커피를 마셨다.
맛있었다.

"아버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신 거예요?"

아버지는 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어떤게 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니? 
너는 홍당무니, 계란이니, 아니면 원두커피니?
어려움에 부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 걸까?"

고개를 숙이고 한참 동안 생각한 딸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딸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집을 나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아이와의 대화 시간을 늘리겠다고 결심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마음이 후련했다.

딸이 풀이한 아버지의 뜻은 이랬다.

홍당무, 계란, 원두커피는 똑같이 팔팔 끓는 물에 들어가 서로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홍당무는 솥에 들어가기 전에는 딱딱하고 강했지만, 끓는 물 속에 들어가자 정반대로 부드러워졌다.

계란은 쉽게 깨지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얇은 껍질로 내부의 액체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펄펄 끓는 물 속에서 삶아내자 내부의 액체가 단단해졌다.

원두커피는 더욱 특이하다.
끓는 물에 들어간 뒤 물과 하나로 융화되었고, 마침내는 물을 변화시켰다.
향기를 가득 담아서.


자기 자신에게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물어보세요.
역경은 진정으로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입니다.
역경이 지난 후에는 탄탄대로가 열립니다.
물론, 그 탄탄대로가 지나면 또 다른 자갈길과 역경이 있을 수도 있지요.
인생은,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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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8. 15. 06:29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되야...

소년 이솝이 목욕탕에서 심부름을 하며 용돈을 벌고 있었다.
어느날 목욕탕 주인이 말했다.
"목욕탕에 가서 사람이 많은지 보고 오너라."
이솝은 즉시 목욕탕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목욕탕 문 앞에 끝이 뾰족한 돌이 땅바닥에 박혀 있는 것이었다.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나 목욕을 하고 나오는 사람 모두가 그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어떤 사람은 발가락을 다치기도 했고, 앞으로 엎어져 코가 깨질 뻔한 이도 있었다.
"에잇! 빌어먹을!"
사람들은 돌에 대고 욕을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그 돌을 치우는 사람이 없었다.
이솝은 목욕탕 입구에 앉아 그것만 지켜보고 있었다.
"에잇! 빌어먹을 놈의 돌멩이!"
사람들은 여전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하고, 욕설을 퍼붓고 지나갔다.
얼마 후 한 사내가 목욕을 하러 왔다. 그 역시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돌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웬 돌이 하필 여기 박혀 있나!"
사내는 단숨에 그 돌을 뽑아냈다.
사내가 손을 툭툭 털며 목욕탕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이솝은 한달음에 주인에게 달려갔다.
"주인님, 목욕탕 안에 사람이라곤 딱 한 명밖에 없습니다.'

                                                                                 -'천재들의 우화' 중에서

읽으면서 빙그레 웃음이 나면서도 쬐끔 찔리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몸만 조금 움직이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데도,
그냥 귀찮아서 못 본척 할 때가 많아서리...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인간으로서 자그마한 미덕을 실천한다는 것,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단순하고,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착잡하다.-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