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 싱거운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7. 24. 23:30

Astoria G.C., OR

Astoria, 미국의 서부에 위치한 Oregon주에서도 서쪽끝에 붙어있는 인구 1만명 정도의 조그만 해안도시이다.

Astoria Bridge


마침 그곳에서 회의가 있어 참석차 방문하게 되었다.
아스토리아는 시애틀에서도 차로 3~4시간을 달려가야 하는곳이다.
그런데 인구 1만명정도의 소도시에 골프코스가 여럿있다고 하니 정말 미국은 골프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든다.  

Astoria 시내 전경


Astoria G.C.는 Private 코스이다.  코스의 관리상태와 클럽하우스 시설도 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골프를 쳤을 때가 4월이었으니까, 비수기였음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코스 관리상태를 알 수는 없었지만.

그날 플레이한 Black Tee Box의 Rating이 '71.3/123'이다.
주위에 보면 골프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 Rating을 잘 해석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아예 무관심하다.
'71.3'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은 소위 핸디캡이 '0'인 사람이 플레이하였을 때의 평균 스코어이다. 그러니까 파72에서는 71.3이니까 쉬운 코스에 속하는 편이다.
그리고 '123'이라는 숫자는 소위 보기플레이를 한다는 사람들을 위한 Index이다. 보통 115이면 보기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평균 스코어를 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니까 조금 어려운 편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코스는 로우핸디캐퍼에게는 조금 쉽고 하이핸디캐퍼에게는 어려운 코스라고 보면된다. 
많은 골퍼들이 이러한 Rating은 무시한채 이상하게 오늘은 공이 맞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예를들면 스코어카드에 Rating이 135 라고 표시되어 있고, 본인이 보기플레이어라고 생각하면 그날은 '계백장군'만 되지 않으면 그냥 선방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9th Hole - 실질적인 Signature Hole이라고 함

다시 코스로 돌아가서, 1번홀에서 티샷을 할 때면 별로 눈에 띄는 특징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냥 멀리서 비행기 타고 아메리카 대륙의 동쪽끝에서 서쪽끝으로 날아와 드디어 티샷을 한번 하는구나의 정도이다.
그린의 빠르기는 아주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비교적 괜찮았다. (다시 말하지만 그 때는 4월 Off-Season이었다.) 그러나 홀이 거듭 될수록 아주 인상적인 페어웨이 레이아웃이 펼쳐진다.

나도 여러 코스를 돌아다녔지만 여기처럼 이런 레이아웃은 또 처음이었다.
이 코스가 Sand Dune (모래 사구)에 설계되었다는 것은 알고서는 이해가 되었다. 페어웨이를 중간에 두고 양쪽으로 높다란 언덕이 있어서 마치 페어웨이가 협곡에 위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사실 그렇다. 양쪽의 언덕높이가 3층 건물높이 정도나 될까. 아무튼 티샷이 슬라이스나 훅이 나서 언덕을 좌우로 넘어가버리면 거기에서는 이쪽 페어웨이나 그린을 전혀 볼 수 없다.  

4라는 숫자가 정말 많다.

나는 그날 클럽을 빌려서 플레이하였다. 평소에 사용하는 것보다 낮은 로프트(9도)의 드라이브로 티샷을 하는데 마침 바람도 좀 있었던 탓에 악성 슬라이스가 나면서 우리 홀의 옆홀마저 건너서 그 다음 홀의 페어웨이까지 날아가 버렸다. 그러니까 내가 그 볼의 세컨드샷을 Aiming 할려면 동반플레이어가 언덕위에 올라가서 방향을 잡아주어야만 그나마 가능하였다.
     
여기에서 골프를 치면서 제갈량이 조조군사를 협곡으로 유인해 대패시키는 삼국지 내용이 생각났다.^^

이곳은 코스레이아웃을 알고 모르고에 따라 꽤 많은 점수차이가 나는 곳이다. 물론 페어웨이 양쪽 언덕만 넘어가지 않으면 Blind Shot을 해야하는 곳은 거의 없기는 하지만.

14th Hole Tee Box에서


14th Hole이다. Par 4가 444 Yards이니까 거리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Hole Handicap이 4이다.
아니 이 홀의 Handicap이 4라면 이것보다 더 어려운 홀이 3개나 더 있다는 말인가? 물론 아니다. 여기서 한번만 더 조금 잘난척하면서 한마디 하면...^^
Hole의 핸디캡은 난이도를 절대적으로 측정하여 표시한 것이 아니다. Hole Handicap '1'이 가장 어렵고 '18'이 가장 쉬운 홀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Rating과도 관련이 있는데, Handicap이 '0'인 사람과 보기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같이 경기를 하였을 때,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나는 홀의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다.
즉, Hole Handicap이 '18'이면 두 사람 모두 파 또는 보기로 같은 스코어를 기록할 확율이 가장 높고, Hole Handicap이 '1"이면 싱글은 파를 기록하고 보기플레이어는 그 이상 (예, 보기 또는 더블보기)의 스코어를 기록하여 스코어 차이가 날 확율이 가장 높은 Hole을 말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기 플레이어라고 생각하므로 Hole Handicap 1이 가장 어렵고 Hole Handicap 18이 가장 쉽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듯. 

15th Hole - Black Tee 기준 273 Yards


15th Hole은 Par4로서는 거리가 아주 짧은 홀이다. 더구나 내려다 보면서 티샷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1온에 대한 욕심을 다지게 하는 홀이다. 하지만 거리 욕심을 내다가 슬라이가 심하게 나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높은 언덕 너머로 날아간 볼로 세컨드 샷을 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내기라도 크게 걸렸으면, 동반 플레이어가 언덕위로 올라와서 잡아주는 방향이 얼마나 정확할지...^^
  
골퍼들에게는 코스가 여러 다른 형태로 자신의 기억에 남기마련이다 예를 들면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한 곳이나 아니면 비싼 그린피를 냈는데 비가 와서 경기를 마치지도 못하고 Rain Check도 못받았다거나 등등으로....
이곳은 인상적인 코스 레이아웃때문에 오랫동안 기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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