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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5 마음이 스산한 가을날 즐거운 편지를 그리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모처럼 황동규님의 <즐거운 편지>를 소리 내어 읽어 봅니다.
처음 이 시를 본 날, 너무나 마음이 아릿해서 읽고 또 읽어 외워버렸던 시!

이 시는 그 마지막 연을 다 소리 읽어도 
여전히 그 마음이 떠나지 않고 가슴에서 울림이 남는다.

나도 모르게 가슴앓이가 시작된다.
먼 풍경화 같은 이 시가 아프게 다가오는 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