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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06 은교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2. 6. 6. 06:44

은교

 

작가 박범신氏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설 '은교'가 최근 베스트셀러로 주목받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하다고 한 기사를 읽었다.

사실 소설이 발표된 것은 몇 해전이다 보니, 소설 그 자체가 유명해졌다기보다는 최근 이 소설이 영화화 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70세의 노작가 이적요와 30대 초반의 그의 제자 서지우 그리고 17살의 소녀 은교, 이 세사람 사이의 사랑(?) 그리고 미움을 동반한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묘사 소설이다.

특별하게 주목을 끄는 스토리의 반전같은 것은 없지만, 서로간의 밀고 당기는 심리 묘사가 아주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작가 박범신의 필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글이다.

영화홍보에서는  70 노인과 17세 어린 소녀의 사랑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데, 실제 소설속에서는 육체적인 사랑이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자못 실망할 수도 있겠다. 사랑이야기이긴 한데, 심리묘사에 많은 시귀들이 동원되어, 맘다잡고 읽지 않으면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  

아, 나는 은교를 사랑했다.

 

주인공 이적요시인이 탄식처럼 뱉은 마지막 말, 꺼내어 차마 뱉지 못한 말이다.

세상적인 나이도 육체도 그 모든 것을 넘어서, 가장 내밀하고 솔직한 자신의 욕망은 그것이었다.

기꺼이 죽음을 앞당긴 주인공 이적요는 열일곱 은교를 사랑했노라고,

그것은 다름아닌 '사랑'이었노라고 유작 노트에 적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근원을 흐르는 단어는 '갈망'이라고 한다.

차마 이룰 수 없는 꿈이기에 더 절실하고, 그래서 더 목이 타들어가는 '갈망'

죽음을 앞두고  껍질만 남아 퍼석거리는 주인공에게 갑자기 나타나 펄떡 거리는 싱싱함을 보여주는 열일곱 '은교'는 '갈망' 그 자체다. 다시는 되돌이킬 수 없는 젊음이기에 갈망이다. 

누구에게나, 가질 수 없는 것이기에 더 미치게 하는 '갈망'이 있다는 것은 곧 살아있음의 증거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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