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밖에서 꿈꾸는 새로운 삶 스물 여덟 가지...

도서명 : 언니들, 집을 나가다
엮은이 : 언니네트워크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꿈꾸려고 할 때, 
의외로 멀리 있는 남보다 가까이 있는 가족이 족쇄가 되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라는 이름, 그리고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를 벗어나려고 할 때, 누구보다도 무서운 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가족이라는 이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혼자서 꾸려가는 삶, '결혼하지 않음(비혼)'을 택한 언니들과 한 오빠의 이야기가 적힌 책이다.


스물 여덟 가지 다양한 색깔로  어떻게 혼자서 삶을 꾸려가게 되었는지, 왜 그런 삶의 방식을 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를 솔직하고 과감하게 말하고 있다.

여기 적힌 글들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 생각이 났다.
각자 여러 가지 이유들로 상업학교에 오게 된 친구들...
가장 큰 이유는 집안의 경제적인 어려움이었겠지만, '여자'라서 더욱 쉽게 실업계로 오게 되었을 그 친구들...
뭔가 자신만의 삶을 위하여 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부모님이 원하는 삶에 부응해야만 하는 삶.

그 때, 졸업 후의 우리들이 가게 될 길은 사실 뻔했다.
적당한 곳에 취직하여 가정 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다가, 또 적당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리라는 것.
우리들은 그런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불안했다.
그렇게만은 살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서일까?  우리는 종종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고 싶다는 말들을 자주 했다.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뭔가에 계속 '소속되어 살아가는 삶'-누구의 딸, 누구의 와이프, 누구의 엄마 등등-을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바램들!!!

하지만 그때는 그런 것들을 과감하게 실천하기에는 용기도 부족했고, 또 너무나 비현실적인 '생각'이기만 했다.
우리들은 앞으로 펼쳐질 삶이 불안했지만, 다들 안전(?)하다는 그 길로 하나둘 걸어가기 시작했고 애써 위안하며 합리화시키며 살아냈다.

지금 이런 글을 읽으매, 이들이 택한 삶이 너무나 부럽고, 질투조차 난다.
물론 만만한 삶이 아니라는 것이 곳곳에 솔직하게 나타나 있지만...
그래도 나는 그들이 꿋꿋이 버텨
'나는 이런 삶을 살기로 했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고 계속 외쳐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