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6. 10. 20:58

법정 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 김수환 추기경


돌아가신 두 분의 글을 대하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리고 언뚯 내비치는 글썽임 사이로 웃음이 삐져 나온다.
김수환 추기경다운 추천의 글이다 싶다. ^^
그래서 사람들이 이 책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걸까?


나그네 길에서

---대개의 경우 여행이란 우리들을 설레게 할 만큼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호주머니의 실력이나 일상적인 밥줄 때문에 선뜻 못 떠나고 있을 뿐이지
그토록 홀가분하고 마냥 설레는 나그네 길을 누가 마다할 것인가.

허구헌 날 되풀이되는 따분한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다.
봄날의 노고지리가 아니더라도 우리들의 입술에서는 저절로 휘파람이 새어 나온다.

훨훨 떨치고 나그네 길에 오르면 유행가의 가사를 들출 것도 없이 인생이 무어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된다.
자신의 그림자를 이끌고 아득한 지평을 뚜벅뚜벅 걷고 있는 나날의 나를 이만한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다.
구름을 사랑하던 헤세를,
별을 기리던 생 텍쥐페리를 비로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낯선 고장을 헤매노라면 더러는 옆구리께로 허허로운 나그네의 우수 같은 것이 스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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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길에 오르면 자기 영혼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지내고 있는지, 자신의 속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행이 단순한 취미일 수만은 없다.
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그러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연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971년


                                                               - 법 정  <무소유> 중에서


매년 6
월이면 학생들의 방학도 시작되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 계획도 세우게 되는 때이다.

사람은 한 곳에 붙박혀 있다보면,
그곳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답답함에 목말라 한다.
그래서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아 조급해한다.

먼길을 떠돌아 자유에 지치다 보면,
떠나온 곳의 평온함을 그리워 하게 될까?

법정 스님의 '여행'과 관련된 글이 있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