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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3 폭우가 지난 뒤의 햇살이 기다려지는 날!
요즘 여기는 너무 자주 폭우가 쏟아져요.
전기도 가끔 깜빡거리기도 하고, 컴퓨터도 한번씩 다운 되기도 하니...
가끔 제가 벽지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벌써 8월입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가 4월 1일이었는데, 어느새 8월이라니...

즐거운 독서가 조금씩 버거운(?) 독서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
좋은 책들을 찾아서 빨리 읽고 글을 올리고 싶은 생각은 가득한데...
능력이 많이 못 미쳐서 죄송...  ㅠ.ㅠ

오늘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마음이 들떠서 한장 한장 넘어가는 페이지가 아쉽기만 합니다.
맛있는 것은 되도록이면 조금씩 천천히 먹고 싶은 마음에...

아!
읽다가 마음에 걸려서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는 시 하나 올립니다.

지금은 비록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우르릉 쾅쾅 울리고 있지만, 
곧  이런 기쁨을 누릴 순간이 오겠죠?

폭우가 지난 뒤의 꽃

우애 있게, 모두 한쪽으로
바람에 몸을 숙이고, 물방울을 떨구고 섰다.
두려움에 위축된, 비바람에 눈이 먼
여린 것은 꺾여 쓰러져 있다.

아직 멍한 채로 주저하며 서서히
꽃들은 다시 그리운 햇빛 속으로 고개를 쳐든다.
우애 있게, 최초의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적이 우리를 삼키지는 않았다.

이 광경을 보자 나는 기억이 난다.
어두운 삶의 충동 속에서 보낸 숱한 시간들이.
어둠과 궁핍에서 벗어나 자신을 추스르고
감사와 사랑으로, 온화한 빛을 향하던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