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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9 거상 김만덕, 꽃으로 피기보다 새가 되어 날아가리


요즘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거상 김만덕>!
거상이 '여자'라는 것, 그것도 제주 출신의 기녀라는 점이 대중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이미연이 주인공이라 더 화면이 보기에 좋았다. ^^
가끔씩 명성왕후의 이미지가 언뜻언뜻 보여 좀 거북스럽게 느낄 때도 있지만.

어쨌거나 드라마를 좋아하다 보니 동명의 책도 기꺼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국문학자인 정창권님이 쓴 책으로 김만덕의 삶을 등장 인물들의 대화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군데군데 제주도의 역사, 그 당시의 삶, 문화 등과 관련된 것들을 설명 형식으로 따로 적어 놓았다.
민속 자료와 관련된 사진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보기도 편하다.

나는 '제주'하면 그냥 멋진 경치, 한라산 등을 떠올리곤 관광 제주를 먼저 생각했었다.
그곳도 여러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역사가 있다는 것은 별로 생각지 않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시대를 주체적으로 살아낸 김만덕이라는 여성의 삶과 함께
그곳의 독특한 지리적 환경이 제주 사람들의 삶을 육지와는 아주 다르게 형성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에선 김만덕이 양반의 핏줄인 걸로 나오지만, 실제 김만덕은 양민의 딸이다.
어렸을 적에 부모를 여의고 기녀의 수양딸로 자라게 되어 기생으로 이름이 오르게 된 것이다.
제주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고립된 곳이고, 척박한 곳이라 농산물이 잘 생산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근이라도 들면 육지에서 쌀이 들어오지 않으면 굶어 죽는 사람이 넘쳐 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거상이 된 후,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서
기근에 시달리는 정도가 아니라,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는 제주민을 위해서
육지에 나가 양곡을 사와 구휼하는 김만덕의 모습은 신화적인 존재로 남게 된다.
당시 제주 도민의 1/3이 굶어 죽었다고 하니 상상을 초월한다.
그야말로 나랏님도 하지 못한 일을 김만덕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공으로 당시 임금인 정조의 명으로 평생의 소원을 이루게도 된다.
당시 제주엔 여자들의 노동력이 절실했던 이유로 제주 여자들에게는 '출륙금지령'이 있었다.
태어나면 절대로 제주도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
그런 제주 여인인 김만덕이 한양을 구경하고 임금을 만나기도 하고 금강산 유람도 했으니,
얼마나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까?

드라마와 같은 열렬한 사랑이야기나 극적인 이야기 구성은 없지만,
차분하게 김만덕이 살았던 제주와 그 시대를 돌아보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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