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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6 상처입은 봉황, 선덕여왕!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1. 16. 05:52

상처입은 봉황, 선덕여왕!

 - 탄생부터 죽음까지 안개 속에 가려진 신라 천년의 최대 비밀 -


얼마 전에 종영된 인기드라마 <선덕여왕> !
개인적으로는 덕만과 미실의 대결 구도의 긴장감. 
그리고 미실에 대한 또다른 이미지가 나름 재미있었던 드라마였다

그러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왕위에 오르게 되는 한 사람의 욕망에 대해 역사의 사실성을 입증할 수 있는 사료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작가 마음대로 등장 인물을 배치하면서 너무 사실감이 부족했다.
그래서 간혹 신문에는 드라마의 내용이 사실과는 많이 다르니 참고하라는 기사가 실리기도 하였으리라.




하지만 드라마를 시청한 이들 중에는 그 기사를 읽지 못하였던 이들도 많을 것이다.
요즘에는 많은 이들이 뉴스를 신문보다는 TV를 통하여 알게 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잘못된 내용을 역사적 사실로 믿어버리게 될 확율은 더더욱 높은 것이다.
그냥 "머라 머라 카더라"라고 해놓고는 나중에 "아니면 말고"식으로 ......

어쨌든 덕만공주가 최초로 여왕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고, 미실이 당시에 권력의 한 축을 이루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게 되면, 방문객이 아는 만큼만 보고 올 수 있다. 
그래서 여행가이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적 답사기'도 그러하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신라 천 년의 수도 '경주'
요즘에야 한국에도 무슨 무슨 영화제, 한류를 이용한 영화 촬영지, 제주도의 골프코스 등등...
외국 관광객에게 다양하게 홍보할 것이 있지만, 이전에야 한국의 관광상품이라는 것이 정말 손가락에 꼽히는 정도였다.
그때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바로 '경주'이다.

하지만 나부터가 사실 경주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자성할 수 밖에 없다.
수학 여행도 다녀왔고, 데이트하러 여러 번 가기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미실궁주 정도는 이름만 들어 보았을 뿐이고 세종, 비담 이러한 이름은 이전까지 나의 기억에는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에 김별아의 '미실'이라는 소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일반에도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선덕여왕' 드라마의 그 많은 내용의 허구성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가 역사의 한 중심에서 쳔년을 버텨온 신라에 대하여 
얼마나 무지한가를 일깨워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한 역할을 담당했음에는 틀림없다.

'상처입은 봉황 - 선덕여왕'
 이 책은 드라마 선덕여왕과 같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름대로 사료를 제시하며 선덕여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한국사 최초의 여왕, 선덕을 그려낸 역사서. 천년의 역사를 안고 있는 신라에서 여왕이 되었던 선덕! 
그녀는 어떻게 여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동안 왜곡되어 왔던 여성 군주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특히 선덕여왕이 반대 세력의 쿠데타에 의해 실각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그 주역으로 김유신과 김춘추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 저자는 역사적 추론을 통해 선덕 여왕의 일대기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선덕여왕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여성 특유의 포용의 정치와 문화의 정치를 폈던 그녀의 업적을 재평가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는...
상대등인 비담과 염종이 여주(여왕)를 마땅찮게 생각하여 모반을 일으킨다.
이에 김유신이 모반을 평정한다. 이후 선덕여왕이 돌아가자 진덕여왕이 후사를 잇는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선덕여왕의 최후와 관련하여 역사적인 기록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선덕여왕의 병이 몹시 위독해지자 차기 왕위 문제로 의견이 분분했다.
김유신이 재빨리 새 임금(진덕)을 받들었다.  그러자 비담과 염종이 반발했고 
김유신은 결사항전의 태세를 갖춰 싸움을 하려 했다.
병이 위독한 선덕여왕 대신 군사 통수권을 갖고 있던 상대등 비담은 왕경의 군사를 지휘하여 명활성에 진을 쳤다.
그러자 김유신은 천광 공의 낭도를 모두 동원하여 먼저 명활성으로 돌격하였다.
비담이 패하여 달아나고 난이 평정되었다.
천광 공은 그 공으로 발탁되어 호성 장군이 되었다....

위의 글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상대등 비담이 모반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김유신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항상 승자의 편이다. 
실패한 정적들은 우습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이리라. ^^

갑자기 경주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
숱한 사연들을 지녔을 왕들의 무덤을 새롭게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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