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12. 29. 05:24

Nudge - 옆구리 찌르기


이 책의 제목인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말로서, 여기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이 책은 최근 사회과학분야의 베스트셀러이다.
일종의 행동 심리학에 대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강요하지는 않지만, 그 방향으로 선택을 유도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예로서

-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 나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 구매 의사를 묻는 것만으로 구매율을 35% 올릴 수 있는 이유는?
- 작은 그릇에 먹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이유는?
- 디지털 카메라에서 '찰칵' 소리가 나는 이유는?
- 높은 금연율 뉴스가 더 많은 금연을 유발하는 이유는? 등등

이 책은 사람들이 살면서 수많은 사항들에 대해 수시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면서, 사람들이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가 갖가지 편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을 연구해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다양한 예를 통해 설명하려고 한다,
 
책을 읽어가면, "아하 그렇겠구나, 또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내린 의사결정의 메카니즘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그중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의 하나가 전자제품의 Default(기본설정)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Default로 셋팅된 상태에서 제품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사용자가 기본설정을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나도 개인적으로 전자제품을 사면, 매뉴얼을 일일이 읽어보고 이리 저리 작동을 해보는 편이 아니다.

예를들면, 휴대폰의 경우 벨소리야 다른 사람의 벨소리와 구분을 위하여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바꾸지만, 그 이외에는 거의 Default상태로 셋팅된 상태에서 사용한다. 
물론 이리저리 변경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 탓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어느정도의 불편함은 감내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나도 알게 모르게 Nudge의 영향을 받아서 그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요즘은 자동차나 전자제품에는 너무 쓸데없는(?) 기능들이 많다.
물론 그 각각 나름대로 다 존재이유가 있는 기능들이겠지만, 어떤 것들은 이런 기능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도 많다. 그런 기능을 배제하고 보다 싸게 제품을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좋으련만.

정말 산속으로 들어가서 세상과 담을 쌓고 살지 않는 한, 도처에 늘려있는 Nudge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겠다. 어떠한 Nudge들이 주위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 글도 또 다른 Nudge가 되는 것인가? -_-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입은 봉황, 선덕여왕!  (0) 2010.01.16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0) 2010.01.11
공무도하-님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0) 2009.12.08
1Q84  (0) 2009.12.03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0)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