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 싱거운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21. 06:00

LPGA Sybase Classic 에 다녀 와서

LPGA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주위의 한국분들이 이제는 이전만큼은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Sybase Classic에서 한국의 오지영 선수가 3일째 경기 후 공동 선두로서 Final Round에 나선다고 해서, 모처럼 LPGA경기를 관람하기로 하였다.

경기가 열리는 Upper Montclair GC는 여기에서 40여분 운전거리로서 먼 곳이 아니다.
사실은 이번에는 유명한 선수들이 대거 Cut-off을 통과하여 Final Round에서 경기를 한다는 바람에 한번 가보기로 한 것이다.
박세리, 미셸 위, 신지애, 오초아, 줄리 잉스터, 케리 웹, 폴라 크리머, 나탈리 걸비스......

LPGA 경기 입장권을 돈을 주고 사는 사람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도 두어 차례 구경을 간 적이 있지만 한 번도 돈을 지불하고 입장권을 구매한 적은 없다. 물론 이전에는 Final Round 경기일 점심때쯤 도착하여 이미 절반의 경기가 마무리 될 때여서 표를 받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돈을 주고서라도 가볼까(사실 LPGA경기 입장권은 많이 비싼 편은 아니다.)하고 생각을 하고, 주최측의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니, 공짜표를 구하는 방법을 공식적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짜표를 떳떳하게 구했다.

완전무장한 복장으로 티샷하는 오지영


일부러 늦게 출발하여, 오전 11:20쯤 도착하였는데도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날씨가 몹시 쌀쌀했다.

날씨가 너무 차가워 선수들이 모두 츄리닝복장으로 완전 무장이다.
사실 LPGA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예쁘게 차려입고 깔끔하게 샷을 하는 그런 모습을 보러온 갤러리도 많았을텐데, ㅉㅉㅉ... 

미셸 위

그래서일까?  평소에는 많은 남자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나탈리 걸비스조에도 갤러리가 많지 않다.
이 날은 전반적으로 갤러리가 많지 않았다. 날씨가 너무 추웠던데다가, 우승 후보가 한국, 노르웨이 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미셸 위!  허억!  정말 키가 크다. 멀리서도 잘 보인다. 키가 커서 그런지 퍼팅 자세가 어째 좀 불안해 보인다. 날씨도 춥고 경기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탓도 있었겠지만, 조금만 더 여유있는 표정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어린 티가...  


캐리 웹!  역시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다른 선수가 홀아웃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
 

폴라 크리머

폴라 크리머, 이 선수는 실력도 좋지만 마치 만화 주인공 같은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하여 상품성을 높인 선수이다. 폼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다음 선수~ 김인경!
골프 복장만 봐도 한국선수인줄 알겠다. 그 추운 날씨에 반바지 패션! 서울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날 비교적 좋은 성적인 5위로 마무리하였는데, 앞으로 가능성이 보였다.
크리스티나 김 (김초롱), 그 체격에 그렇게 골프를 잘 하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유명 선수들을 많이 보기 위하여, 처음에는 몇 홀을 쫓아다니다가 2개 홀이 겹치는 명당 자리(?)를 발견하고 거기에서 진을 치고 관람하였다. 그러면 양 홀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을 다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 선수 같아서 이름표를 보니 박희영 선수다. 캐디가 한국 남자분인데 아무래도 아버지 같다. 그런데 체구가 그리 크지 않아 캐디백을 들고 다니는 것이 보기에 조금 안스럽다.
흠~ 역시 아버지가 맞는 것 같다. 선수와 캐디가 얼굴이 많이 닮았다. 그리고 그 선수가 칩샷을 하고 난 후, 클럽을 공손히 캐디에게 건네주는 걸 보니.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 아버지의 인상이 순박한 시골아저씨 같아서...^^  (그날 7위로 경기를 마쳤다.)
 

15th Hole Green

15번홀에서 퍼팅을 마치고 박세리가 우리 앞을 지나간다. 옆에 서 있던 한국 아주머니가 큰 소리로 '박세리 화이팅'을 외쳤다. 그러자 박세리가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우리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 지나갔다. 상당히 여유있어 보였다. 비록 그 날 성적이 많이 좋지는 않았지만. 역시 관록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11th Hole

15번 홀과 겹치는 홀이 11번 홀인데 460야드의 짧은 파 5홀이다. 그런데 그린 바로 앞에 조그만 개천이 지나가고 있어, 티샷을 아주 잘 치지 않으면 2온을 시도하기 어려운 홀이다.

이번에는 멀리서 보아도 대충 감을 잡겠는데... 바로 신지애 선수다.
LPGA에서 상품성을 높일려면 실력도 좋지만 보여주는 골프도 중요하니, 다른 부분에 대한 보강도... ㅠ.ㅠ
어쨌든 티샷을 잘 쳤나보다. 정확한 거리를 알 수는 없었지만 210야드 정도, 잘하면 그린에 올릴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캐리로 200야드 이상 날려야 되는데... 우드를 들고 세컨드 샷....          ~~~~~~~~~~~크읔~

'퐁당'
물에 빠지고 말았다. 내가 서 있는 곳의 바로 앞의 개천에 빠진 것이다. 
볼이 물에 빠진 것을 확인하고, 볼을 드롭하기 위하여 내 앞으로 다가오는 신지애 선수에게 큰 소리로 '신지애 화이팅'을 외쳐주었다. 그런데 물에 빠진 공때문에 기분이 상해서인지 아니면 자기를 놀리는 것으로 생각한 것인지 얼굴이 뾰루퉁하다. 
캐디와 상의를 하더니 볼을 70야드 지점에서 드롭한다.
물에 빠지면 그린에서 가깝지 않은 곳에서 2 클럽이내에서 드롭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렇게 한다면 그린까지 약 45-50 야드 정도의 러프지역에서 드롭을 해야 하는데... 
그런데 당연하다는 듯이 70야드 지점의 페어 웨이에 드롭을 하고는 웨지 샷을 하였다.
공은 핀을 향해 날아 가다가, 핀을 조금 지나서 떨어지더니 백스핀을 먹으면서 그대로 홀속으로 쏘~옥! 버디
내가 다시 '화이팅'이라고 격려해주자, 이번에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우리를 향해 공손히 인사까지 하고 간다.

참고로 미셸 위는 이 홀에서 아이언으로 가볍게 2온.


역시 관중몰이는 미셸 위다. 폴라 크리머가 같은 조에 있었으니 더욱 그랬는지 모른다.
챔피언조보다 더 많은 갤러리들이 따라 다닌다. 

수잔 페테르센


마지막조에서는 오지영과 수잔이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물론 경기가 끝난 후의 스코어는 4타차로 많이 벌어졌지만, 16번홀까지만 해도 1타차로 박빙의 리드를 유지하는 아주 팽팽한 접전이었다.

"쭈∼욱 쭉, 쭈∼욱 쭉"
이게 무슨 소리인가?  오지영과 선두 다툼을 벌이던 수잔 페테르센의 볼이 홀컵을 지나가자, 옆에 있던 한국 분이 볼이 홀컵에서 더욱 멀어지라고 하는 소리이다. 한국 사람들끼리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다 알았지만, 주위의 미국 갤러리들은 그게 뭔 소린지 하는 표정으로 우릴 쳐다본다.-_- 그 심정이야 이해되지만 너무 그러지 마시길...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드디어 마지막 18번홀
오지영과 수잔 페테르센이 팽팽하게 경기를 진행하다 수잔이 17번홀에서 아주 짧은 퍼팅을 놓치며 보기를 하는 바람에 이미 2타차이가 나면서 대세는 기울었다.
마지막 오지영의 칩샷, 핀에서 4~5 피트 정도에 떨어졌다. 나중에 신문기사를 보고 안 내용이지만, 2개월만에 웨지가 다 닳을 정도로 훈련했다는 것이 실감나는 샷이다.

깔끔한 퍼트로 볼은 홀컵에 빨려 들어가면서 버디! 18번홀 스탠드와 그린 주위에 몰려있던 갤러리들에게 충분한 팬서비스가 되는 퍼팅이었다.
그러자 주위에서 모두들 호주머니나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찍느라고 바쁘다. 나는 순진하게 카메라는 허용이 안된다고 해서 그냥 왔는데.-_- 
그래서 이 글에 올라와 있는 사진은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님을 밝혀둔다.
        

날씨가 많이 추웠지만, 당초 기대만큼 많은 선수들도 만나고(?) 경기 자체도 막판까지 접전을 벌여 아주 재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앞으로도 한국 낭자들의 승승장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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