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이 책의 제목만 봤을 때 '자아를 찾아서 떠나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겠구나, 내 나이가 몇인데… 한가하게 자아를 찾기는 ㅉㅉ…' 그랬다.
그러다 어느 날, '아! 뭐 재미있는 책 없나?'하며 책장을 뒤지다, 우연히 안 읽어 본 책이 있는 거였다.
'이렇게 새 책이 왜 여기 있는거야?' 그냥 무슨 내용인지 조금만 볼려고 그랬다.
「자신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여행」은 이스라엘 출신 작가 야코브 삽타이 원작의 희곡 작품이며, 독일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가 소설 형식으로 개작한 것이다.
원제는 「꼬마 두꺼비의 환상여행」으로 온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우화 형식의 소설이다. --책표지에서
사랑하는 부모님,
저는 먼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솔직히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지만 혹시 여행길에 그 뜻을
깨달을 수 있게 될 지도 모르죠. 두 분 모두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부모님의 아들 꼬마 K올림
이 글을 읽는 순간, 그냥 놓아버리기가 그랬다.
나는 이제 이렇게 K처럼 미지의 세계를 꿈꾸던 때는 이미 까마득히 지나버렸지만,
우리 아이들!
언제 이런 글을 또는 말을 남기고, 낡은 부모를 뒤로 하고 떠날 때가 올 것이다는 생각!!!
자신이 사는 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족하며 살아가는 꼬마 K !
어느 날, 네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며, 세상에는 더 크고 멋진 호수가 있다고 큰 소리를 치는 메뚜기 리처드를 만나면서 안온한 일상이 깨진다.
리처드는 미지의 세계를, 미지의 호수를 보고 싶어 하는 K의 마음을 '그리움'이라며,
"그리움에 네 마음을 맡겨. 그것은 너를 행복으로 실어다 주는 바람같은 거야." 라고 흔든다.
마침내 K는 '머리는 장발에 기타까지 끼고 다니는, 가정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놈'이라고 멀리 하라는 부모님의 경고도 무시하고 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사실, 우리의 학창시절을 돌아 보면, 부모님들이 좋아하지 않을 법한 그런 삐딱한 아이들이 멋있어 보여 종종 동경이 되기도 했었고, 남몰래 따라하기도 했었다.
그 유혹이란!!! ㅎㅎㅎ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은 일반적인 구성에 따라 우리의 K는순진하여 남의 말을 그대로 믿다가 세상의 쓴 맛을 보고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 전개된다.
이 글은 원래 희곡 작품으로 쓰여져서인지, 중간중간에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여 시도 읽고, 노래도 부르는 부분이 종종 눈에 띈다. 물론 노래말 속에는 세상에 대한 풍자와 유머가 가득하다.
그때그때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은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결국, K의 여행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끝난다.
K는 그곳이 자신이 찾던 미지의 호수는 아니지만,
“ 모든 아름다움은 각자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라며 보다 성숙해진 자신을 깨닫는다.
어느 날, 내 자식이 우리의 품을 떠나려 할 때, 그 때가 왔음을 내가 잘 알 수 있을까?
K의 부모처럼 부모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이 최고라며,
나도 너만한 때를 다 지나봐서 안다고...했건만,
어느새 떠나 버리고 없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가장 좋은 책'이라고 여러 도서 평가단에서 추천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 부모들에게 먼저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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