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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10. 2. 25. 01:07

조선의 마지막 황녀 - 덕혜옹주



권비영이라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이 소설이 최근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일생을 그린 소설이다.  

일전에 조선의 마지막 황손인 이석(영친왕의 11번째 자식이라고 한다)이라는 사람이 전주에 살고 있으며, 
그는 대한제국 황실의 복원을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이 신문기사로 났다.

그 기사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황실 복원 운운 하는 이야기가 받아들여지겠는가?
그냥 가십 기사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이 기사는 이전 같으면 나도 그냥 지나쳤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읽게된 <덕혜옹주>라는 소설 덕분에 그 기사에 눈길이 간 것 같다.

 
옹주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고종과 왕후가 아닌 귀인 사이에 태어났다.
고종이 환갑나이에 얻은 고명딸이다.
출생년도가 1912년이라고 하니 경술국치 이후 황실의 힘을 완전히 잃은 고종이 늙그막에 얻은 옹주에게 사랑을 쏟으며 시간을 보냈으리라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시 나라의 처지가 처지인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하였고, 일본에 볼모로 끌려가 교육을 받게되고 이후 일제의 강압으로 쓰시마 도주의 아들인 일본인과 결혼하게 된다.
비록 나라를 잃은 황녀이지만, 어릴 적부터 황가의 일족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도록 교육받았을 그녀는 정식 일본황실의 사람이 아닌 일개 도주의 아들과의 정략결혼이 순탄할리 없었을 것이다.


이후 이혼, 딸의 죽음 등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그녀는 오랫동안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작가는 광복된 조국이 그녀를 불러들이지 않은 것을 안쓰러워 하고 있지만, 당시의 정치분위기를 고려하면 너무나 당연한 처사였다.
목숨을 걸고 독립투쟁을 한 광복군들조차 제대로 자기 몫을 찾지 못하였는데, 일제에 영합(?)하여 작위까지 받은 황족들을 당시 이승만 정부가 제대로 챙겼을리 만무하지 않은가? 

이후 박정희 정권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오랫동안  병원신세를 지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작가 자신도 많이 놀랐단다.
이 소설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고...
그러한 배경에는 최근 급성장한 한국의 경제력이 있는 것 같다.
물질적인 여유가 그냥 지나쳤던 우리 역사의 뒤안길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역사소설이라기보다는 <덕혜옹주>의 개인 역정에 관점을 두고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