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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2 대지의 아들
책 이야기 | Posted by Book Hana 2009. 5. 2. 00:36

대지의 아들

'하얀 거탑'을 쓴 작가인 야마사끼 도요꼬의 작품!

1945년 일본의 패망으로 중국 땅에 버려진 일본인 고아 육일심!
중국인 양부의 손에 자라 중국의 국가적 대프로젝트의 주역으로 성장, 7천억엔이라는 거액이 걸린 대공사의 담판을 놓고, 일본 기업을 대표하는 친아버지와 중국의 당과 국가를 등에 업은 아들과의 기적적 재회!
전쟁에 버려지고, 조국에 외면당하고 이데올로기에 휩쓸리며 고난의 길을 걷는 한 사내의 파란만장한 일생!
그가 선택할 것은 피를 준 조국이냐!
아니면 삶을 나누어주고 키워준 제2의 조국이냐!


'1, 2, 3편 - 세 권으로 되어 있고 대하 소설이라...시간이 좀 걸리겠군.'하며 읽기 시작했다. 
오랜 세뇌(?)의 결과로 '일본'하면 늘 뭐가 걸린 것 같아서 뭐든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
하지만...손에 잡는 순간부터 빠른 사건 전개와 그 리얼리티 때문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첫 장면은 28살의 청년으로 자란 육일심이 1966년 문화 혁명의 와중에 휩쓸려 '쌰오이뻔꿰즈'(악독한 일본놈의 새끼)로 낙인 찍혀 대중 비판을 당하는 장면이다.

문화 혁명의 와중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에 신음했으며 죽어갔는 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대중에 의한 공개 비판의 자리...누군가가 주도하고 그 명단에 오르는 순간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성이 지배하지 않고 다수에 의한 공포가 사람을 지배하던 그 때...

아무리 중국인으로 자라났어도 그 태생으로 인하여 처절하게 짓밟히는 육일심!
주은래 총리가 해외화교에게 조국건설을  호소했을 때, 호응하여 시카고에서 돌아온 물리학자의 아들, 당위!
우발적인 사고로 정전이 되어 버렸을 때 그 자리에 있었던 기술자는 공장의 조업 방해 혐의로 대중 비판에 올려지고...등등

그 공포의 현장이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져 내가 마치 그 자리에 있는 듯 가슴이 오그라 붙었다.
결국 육일심은 한 마디의 항소도 또 친부모에게 연락도 못한 채 노동개조소형에 처해진다.
형기도 없이 죽을 때까지 노동형에 처해지게 된 육일심...

"...지금 육일심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혈연도 아닌 자신을 중국인으로서 키워주고 교육받게 해 준 양부모에 대한 은혜와 사랑이었다. 양부모를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살아남지 않으면 안된다...."

이후 1972년 중일 국교 회복이 될 즈음까지 5 년반의 처참한 유형 생활.
그리고 운명의 여인과의 만남, 사랑 ... 양아버지 '육덕지'의 피끓는 부정!

또 하나! 이 소설에서는 중국 고위 간부의 실상과 그 음모가 숨가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작가는 그런 고위층과의 밀착 취재를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책 세 권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던 '대지의 아들'
죽의 장막에 가려진 현대 중국을 알고 싶으시다면 필히 일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