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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5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중남아메리카, 알래스카편
                                           

     
                                                          ♤ 글쓴이-한비야 (오지 여행가)

 내가 생활하는 뉴저지에는 스패니쉬가 많다. 정말 많다.
스패니쉬,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통칭해서 부른다.
그런데 우리더러 누가 차이니즈, 재패니즈라고 그러면, 열을 올리면서 코리아가 왜 그런 나라들과 다른지 한참 설명하곤 한다. 만일 누가 우리보고 태국이나 필리핀 또는 말레이지아에서 왔냐고 하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스패니쉬를 만나면 건성으로 물어본다. 너 어디서 왔니?
멕시코 : 아! 내가 멕시코는 좀 알지. 캔쿤, 데킬라, 축구 그리고 최근 Swine Flu까지...
볼리비아 : 거기는 유명한 화산이 있다는데 아닌감?
페루 : 마추피추 그리고 왜 일본인 출신 대통령, 후지모린가 누군가?
칠레 : 길쭉한 나라,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보면 미스 칠레가 꽤 예쁘던데...
아르헨티나 : 축구, 마라도나, 에바 페론 그리고 Don't cry for me Argentine...
과테말라 : 커피...
온두라스 : ........-_-;

좀더 시간을 주면 몇가지 더 주워 섬기겠지만, 글쎄 몇 가지나 더 추가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유식한 체 할려면, 마야, 잉카 그리고 아즈텍 문명 정도.
그 3가지 문명의 정확한 차이는 아는지?  여기 미국에서는 중학교 과정에서 그런 것을 가르치지만, 우리같은 사람이야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또는 5호 16국시대보다 마야 문명을 더 잘아는 사람은 정말 몇이나 될까?

그러다가 읽게 된 책이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2편'이라는 책이다.
작가 한비야씨가 연배가 비슷해서 그런지 사고 방식이나 어투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책 서두부터 자기 자랑이 많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여자 혼자서 그 오지를 그렇게 여기 저기 싸돌아 다녔으니 그 정도의 자기 자랑은 충분히 할 자격이 있구먼. 흠.
뭐라고 하는지 한번 볼까?  이런 자세로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거의 단숨에 다 읽었다. ^^

위에서 언급한 나라들에 대한 작가의 행적을 따라가며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 사람 참 대단하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작가가 얼마나 고생하였는지는 솔직히 나의 주관심사는 아니다. 본인이 좋아서 선택한 길이고, 곳곳에서 배어나오는 자기 만족의 표현으로 고생한 댓가를 충분히 얻었구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중남미 여러 나라에 대하여 많은 내용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거창하게 역사적으로 또는 지형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용감한 아지매가 겁도 없이 여기 저기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을 편안하게 써 놓았다. 글에서 아마추어 냄새가 나는 것이 오히려 읽는 사람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전에는 그냥 스패니쉬로 보이던 그들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렇다.  
단지 흠이라면 책이 오래전에 출판되어서 옛날이야기가 조금 있다. 그래도 참을만은 하다.^^